대나무처럼 고착된 두개경추

3년 된 어지럼증과 자율신경 실조증에 숨겨진 원인: 두개경추불안정

by 김대경

한 60대 남성분이 내원하여 어지럼증을 호소하였다.


걸을때 어지러움이 있으면서 속 미식거림 증상이 3년전부터 시작되었다. 눈 침침함, 머리 멍함도 있다.


작년에는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어지러움이 심한 적도 있었다. 원인을 알 수 없던 중에 이런 증상을 겪으니 협심증인가 싶어 심혈관조영술과 여러 검사를 해보았지만 이상은 없었다.


이후에도 속 미식거림이 왔다갔다하고 어지럼증은 계속되었다.


대나무처럼 고착된 두개경추


두개경추 영역을 자세히 탐색해보았다.


후두골, 상부경추부터 하부경추까지 근육인대 조직의 경직, 단축 및 섬유화가 심한 상태였다. 이로 인해 두개골과 각각의 경추들이 마치 대나무 마디가 단단히 붙어있는 것 처럼 고착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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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골, 상부경추, 하부경추 영역이 각각 변위된 채 단단하게 묶인 상태였다. 타이트하고 질긴 조직의 힘에 의해 각 분절들이 제 위치에서 벗어나 고정되어 있었다.


후두하 영역을 살펴보니 우측 후두하근이 짧은 밧줄처럼 단축된 상태였다. 후두골과 상부경추 사이 깊은 곳에서는 경막에서 이어진 인대조직의 유연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우측에서 견고하게 단축된 인대로 인해 두개골과 상부경추들이 좌측으로 밀려나 있었다.


제목을 입력해주세요. (22).png <두개경추의 인대, 근육, 근막 등 연부조직의 경직, 단축, 섬유화는 각 분절의 움직임을 제한시키고 신경계, 순환계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하부경추에서도 연부조직의 경직이 심한 상태였고 경추6,7번이 우측으로 밀려나 있었다. 각 분절의 적절한 움직임이 거의 없을 정도로 변형이 고착되어 있었다. 이런 상태는 경추6,7번의 가로돌기의 통해 후두부로 올라가는 척추동맥의 경로를 왜곡시킨다.


한 달 정도 치료를 진행하면서 연부조직의 경직과 단축이 조금씩 이완되었고 고착된 각 분절도 움직임이 약간 회복되었다. 어지럼증, 속 미식거림, 머리 멍함 등 증상들은 점차 사라졌다. 어지럼증 없는 일상으로 돌아간 듯 했다.


그런데 추운 날씨에 바깥 공기를 접하거나 가벼운 음주를 한 다음 날은 증상이 다시 올라왔다. 어지러움, 머리속 혼탁함, 속 미식거림 그리고 전반적인 컨디션이 안좋아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하루이틀 지나면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된다고 한다.


어지러움 없는 일상을 되찾았지만 추운 날씨나 음주 같은 요인으로 이런 증상이 다시 올라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경⋅순환계의 항상성을 교란하는 두개경추불안정


두개경추의 구조적 변형은 뇌간의 신경핵들을 물리적, 기능적으로 제약하여 자율신경계와 평형 감각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후두골과 상부 경추의 고착, 우측 후두하 영역의 단축은 뇌간이 위치한 후두골와 상부경추 사이의 공간적 여유를 왜곡시킨다. 이러한 공간적 왜곡은 뇌간을 감싸고 있는 경막에 비정상적인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곧 뇌간 내부 신경핵들의 미세 순환과 물리적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뇌간의-허혈과-압박2.png <후두골과 상부 경추의 변형과 고착은 뇌간의 공간적 여유를 왜곡시킨다. 이러한 왜곡은 뇌간을 감싸고 있는 경막에 비정상적인 긴장을 유발한다>


특히 뇌간의 전정신경핵은 경추의 고유수용감각 신호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공간적 압박으로 인해 전정신경핵의 예민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경추의 변형이 보내는 잘못된 신호까지 더해지면 뇌는 심한 감각 혼란을 겪게 된다. 이는 만성 어지럼증과 시각 정보 처리의 과부하로 인한 눈 침침함을 유발하는 중요한 기전이 된다.


동시에 소화기와 심혈관계의 자율신경 조절을 담당하는 미주신경핵 또한 이 물리적 압박과 신경 전달 간섭에영향을 받는다. 좁아진 공간 내에서 미주신경의 활동성이 제약받으면서 위장관 연동 운동이 저하되어 미식거림이 나타나고, 심장 자체의 기질적 이상 없이도 흉부 답답함이나 협심증 같은 자율신경 실조 증상이 동반되는 것이다.


두개내 정맥 배출과 뇌척수액 흐름의 저하는 브레인포그, 머리 멍함과 무거움 및 혼탁함으로 이어진다. 후두하 공간이 협소해지고, 경정맥공 주변에 긴장이 형성되고, 후두하 부위의 뇌척수액 펌핑 기능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배경이 되는 것이다.


두개정맥혈 정체.png <두개내 정맥 배출과 뇌척수액 흐름의 저하는 브레인포그, 머리 멍함과 무거움 및 혼탁함으로 이어진다>


두개경추불안정은 신경계, 순환계의 항상성을 교란하고 다양한 전신적 반응을 만들어낸다.


신경⋅순환계의 탄력성 회복 과정


고착된 두개경추가 어느 정도 유연성이 개선되었지만 추운 날씨나 음주와 같은 외부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신경-혈관계의 탄력은 아직 부족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다.


추운 공기에 노출될 경우 체온 유지를 위해 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전신 혈관이 수축하게 된다. 이때 경추 6, 7번의 변형으로 이미 경로가 왜곡된 척추동맥은 혈류흐름이 떨어질 수 있다. 위쪽에서는 후두부와 상부경추의 고착된 변형이 더해져 뇌간으로 가는 혈액 공급과 뇌척수액 순환을 일시적으로 저하시킬 수 있다.


3-s2.0-B9780128221136000164-f05-07-9780128221136.jpg <척추동맥은 경추6번 또는 7번에서 가로돌기로 진입해 두개내로 올라간다. 하부경추의 변형과 고착은 척추동맥의 경로를 왜곡시킨다>


위장관은 미주신경을 통해 뇌간에 직접 연결된다. 위장에서 올라온 강한 자극 신호가 뇌간에서 미주신경핵과 인접한 전정신경핵을 간섭하게 되면 소화기 증상과 함께 어지럼증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음주의 경우 이런 위장관 자극 뿐만아니라 전정기관 내 림프액의 조성을 변화시켜 전정신경핵이 예민해있던 어지럼증 환자에게 일반인보다 강한 어지럼증 유발 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


미주신경 위장관.png <위장관은 미주신경을 통해 뇌간에 직접 연결된다. 속 미식거림, 울렁거림과 함께 어지럼증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배경요인이 된다>


두개경추 안정화는 스스로의 회복력을 되찾는 출발점


다행히 증상이 하루이틀 내에 소실되는 것은 치료를 통해 확보된 구조적 여유 덕분이다. 과거와 달리 신체가 스스로 항상성을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현재의 상태는 안정기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예민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두개경추 구조와 기능의 개선을 통해 신경계와 순환계의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것이 외부 환경 변화에도 흔들림 없는 일상을 유지하는데 출발점이 된다.



[이수척한의원 두개경추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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