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건 자연이야, 물이고, 공기고
어르신들은 과일을 많이 산다
이가 좋지 않으시니 물렁물렁하게 먹을 수 있는 과채류와 죽, 옥수수 등
하루는 매장에 있는 팥죽을 전부 가져가는 중장년을 봤다
어머니가 좋아하신다며, 지금 좀 편찮으셔서 드실 수 있을 때 맘껏 드시게 하고 싶어서 사간다고
학생들은 껌, 과자를 많이 산다
중장년들도 특히 과자를 많이 산다
우리나라 과자가 참 맛있다
의외지만 의외가 아닐 수도 있는 건
생각보다 술이다
주류 소비량이 어마어마하다
정말 물장사가 남는 장사다
먼 옛날 테마파크에서 일했을 땐
헬륨풍선이 그렇게 남는 장사인지 처음 알았다
눈 앞에 보이는 물 상자에 갇힌 진짜 물고기보다
자신에 손에 쥐어져 변함없이 웃고 있는
반짝이고 만질 수 있는
하늘에 둥 떠있는 그 풍선이 아이들은 더 좋았나보다
이건 유명한 비밀인데
매장 노래도 계절을 탄다
여름엔 빡센 노동요만 나오고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땐 왠지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낙엽 같은 노래가 주로 나온다
아이유 노래가 나오면 사람들의 발걸음은 같이 느려지고
데이식스 노래가 나오면 대화가 끊이지 않는 것도 신기하다
얼굴이 계산대에 겨우 걸치는 꼬마 손님들이 힘껏 위로 들어올리는 까까들도
어르신들이 손가방에 꼭꼭 담아온 한입순두부나 나또도
온가족이 우르르 담아가는 과자와 육류도
서로에게 기쁨이 된다
상품들은 매대에서 하루종일 자신을 데려갈 주인을 기다렸다
주인들 손에 들린 그 물건들의 뒷모습은 꽤 귀엽다
각자의 기다림은 다 설레는 것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