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었다.
어렵게 피운 말 한 송이,
붉은 바다 건너온 자가
뿌리도 없이 꺾어 들었다.
여름이면
나는 그늘 아래 말을 말렸다.
너는 그늘을 팔았다.
빛이 네 것인 양.
가을, 붉게 물들고
수확한 말마다
군화 소리에 맥없이 밟혔다.
내 여인의 살결 위엔
낯선 화장 덧씌워지고
이름은 접혀 불로 지워졌다.
시린 겨울,
벌거벗은 나는 침묵 속에 떨었고
너는 비린 미소로 모닥불 앞에 앉아
내 사랑을 전리품처럼 팔았다.
낯선 깃발 꽂혀, 나의 봄은 돌아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