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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ramram Apr 14. 2023

카페창업을 하고 싶으세요?

1화

 창업과 개인 사업이라는 새로운 길목에 서있는 사람들을 위한 글에 있어서 첫 주제를 어떻게 정해야 할지 고민했다. 성미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해 실무적인 내용으로 바로 들어가야 할지, 그렇다고 일련의 개인적인 생각들과 감정들을 섞어 써 내려가며 단순히 글의 분량만 늘려놓을지 고민했지만 결국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 

 “창업을 왜 하고 싶으세요?”

 어쩌면 대부분 비슷한 생각 아닐까.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인생의 전환점으로 맞이하고 싶거나 금전적으로 만족할 만한 부의 축적을 꿈꾸거나 남들이 가지지 못한 본인만의 전문성을 가지고 사회적 가치창출에 대한 꿈이 있거나 조직을 주도적으로 운영하며 독립적인 주체가 되고 싶거나.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본인 스스로에게 진지한 질문을 한 번 던져보시길 바란다. 설마 가게나 차리며 등 따신 곳에만 앉아 남은 삶을 편하게 영위하고 싶다는 생각이시라면 창업이나 개인 사업은 추천해드리고 싶지 않다.  

 글의 주제 선정이나 혼자 담고 있던 사소한 생각들은 기회가 되면 에필로그에서 담기로 하고 곧바로 본론으로 돌입해 스스로의 창업 이유를 큰 틀에서 밝혀본다면 일단 직장을 그만둔 상태였기 때문에 적은 수입이어도 고정적인 수입이 필요했고, 더 늦은 나이가 되기 전에 개인 사업을 해보고 싶은 생각은 사실 오래된 꿈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더 늦은 나이’라는 기준은 숫자의 의미로는 30대 후반정도가 되었고 상태의 의미로는 자녀가 있는 상태로 받아들였다. 아무래도 저 상태의 시점에 이르면 맞닥뜨리는 무게감이라든지 부담감들이 나아가는 걸음들을 멈칫하게 하는 걸림돌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시기적으로 지금의 상황이 가장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다음으로 옮겨진 생각들은 업종 선택이었다. 내가 어느 정도는 잘할 수 있는 것과 좋아하는 것과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지의 여부들을 전부 해당시키고 싶었기 때문인데 생각을 하면 할수록 깊은 자괴감에 빠지고 말았다. 서른이 넘도록 전문성을 살릴 만큼 잘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 자신을 깨달았으니까. 남들 대부분 그럴 것이라 스스로 위안삼기도 했지만 그런다고 물러날 후회면 이미 내게 새겨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카페창업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는 대부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나만의 공간에서 분위기 있게 좋아하는 커피를 내리며 한적하다면 한적의 여유를 즐기고 정신없이 바쁘면 그 나름대로의 장사수완을 즐기고. 편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바쁘고 몸이 고되더라도 누군가의 간섭 없는 삶을 그리워하는 순간이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직장인 n년차의 사람들에게는 많은 공감을 얻으리라. 

 나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구체적인 관심의 시작은 3년 전쯤이었다. 밥 없이 살아도 커피 없이 못 사는 난 아내와 데이트를 할 때마다 카페투어를 밥 먹듯이 하곤 했는데 그때도 제주에서 신혼여행을 즐기다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카페에 우연히 들렀고 어쩌면 그 우연이 내겐 선명한 다짐의 계기가 되었다. 미리 남몰래 꿈꿔왔던 계획들이었겠지만. 누군가에겐 단순한 모습들이었겠지만 가끔 그런 단순한 잔상들이 머릿속에 한참 맴돌 때가 있는데 아마 내가 이루고 싶은 미래의 그림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카페에서 그 젊은 부부가 우리에게 선사한 미소와 여유가 문득 그들이 삶을 잘 살고 있고 앞으로도 잘 살게 될 것이라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장사가 잘 되어 보이지도 않는 그 카페에서 젊은 부부를 힐끔 쳐다보며 그들의 삶을 부러워하고 말았다. 그러곤 대뜸 신혼여행이 끝날 때쯤 아내에게 예언(?)을 하고 말았다. 우리도 언젠가 카페를 운영하고 있을 것이라고. 이때만 해도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아내는 이렇게 일찍 카페를 차리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그래도 창업의 결심이 당장의 실천이 되고난 시점이 되어서는 하나씩 검토해보기도 했다. 먼저 식당은 제외했다. 현시점에서 자신감 있게 식당을 오픈한다면 웬만큼 수준 높은 맛집의 식당이어야 그나마 승산이 있을 텐데 그 정도까지의 메뉴 개발이나 원활한 사업 지속성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 획기적인 메뉴로 시장을 사로잡을 하이리스크 하이리턴보다는 차라리 극포화상태여도 시장이 꾸준한 치킨집 창업이 안전하다고 믿었는데 그렇다고 치킨집은 내 관심분야가 아니었다. 치킨은 누구보다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을 꿈꾸며 미래먹거리를 따라간다고 4차산업분야에 대한 창업은 20대부터 평범하기 그지없는 내겐 더 거리감 있는 생각들이었다. 당장 4차산업분야의 분류들을 살펴봐도 평생 다뤄보지도 못한 것들이었고 평생 다뤄보지 못한 것들을 다른 말로 하면 평생 관심이 없었다는 말이 아닐까. 문득 깨닫기도 했다. 30대 중반을 달려다가 보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극명하게 갈린다는 사실을.

이미지 출처 : pixabay

-첫 단추는 예산수립부터


 카페에 대한 창업을 결정하고 나서는 곧바로 예산 수립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고위험투자는 절대 하지 않는 내 주식성향만 보더라도 영끌로 내 모든 자산을 카페창업에 투자하기에는 아무래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던 총자산의 70%정도(4,000만 원, 하지만 이 금액은 현저히 부족하다는 점을 인테리어 비용을 통해 깨달았고 긴급 대책으로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함. 보증금까지 포함해 총 6,000만 원 투자.) 투자하기로 계획을 세웠고 그 금액에 따라서 사업장의 면적과 보증금 규모를 고려해 보니 25평대까지, 보증금은 2천만 원대의 사업장까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 참고로 이곳은 지방광역시임에 따라 보증금이 수도권에 비해 저렴한 점을 유의바람.) 후에 상권 분석이나 부동산 계약과 관련된 주제에서 거론을 하겠지만 권리금이 있는 곳은 철저히 배제했기 때문에 예산 수립에 포함하지 않았다. 

 창업을 처음 알아보면서 아이템이 확실한 예비창업자에게 상환조건 없이 지원해 주는 창업지원금이나 시중은행보다 저렴한 금리인 다양한 창업지원대출이 있다고 해서 매주 한, 두 번씩 습관처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나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방문하며 공고문을 확인하기도 했다. 중앙부처에서 추진하는 지원사업에 카페업종이 채택되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지만 브런치 글 중에서 지역특산품으로 수제청을 만들어 해당 제품들을 카페와 접목시켜 창업지원금을 받은 분도 있다 하니 본인만의 특별한 아이템이 있는 분들은 중앙부처의 공고를 수시로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창업과정을 진행하기 전에 깨닫는다면 분명히 현명한 사람일 테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창업에 발을 들이고 난 이후에 발을 빼지도 못할 시점이 되어서야 처음 세웠던 예산이 택도 없었다는 점을 깨닫고 만다. 본인 또한 그랬고 이럴 경우를 대비해 추가 경비를 따로 비축해 두는 게 초보 사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나 같은 경우에도 미리 완벽하게 비용분석을 정리했다고 생각했는데도 불구하고 400만 원에서 500만 원가량의 추가비용이 들어갔다. 그러니 사업장 규모에 따라 예상치 못한 품목과 처리비용으로 1,000만 원가량의 금액을 따로 안 쓰는 통장에 가둬놓고 있어야 사업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남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며 돈을 빌리는 일이 없다. 나이 먹어서 남들에게 아쉬운 소리하는 만큼 또 서러운 일이 없으니 직접 겪지 않길 바란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개인 카페 vs 프랜차이즈 


 언젠가부터 별다방이나 투x, 이디x 등 대형 프랜차이즈의 가맹점들은 딱 생길 법한 장소에 슬쩍 하나씩 생기는 수준에 머무르게 되었고 최근 2, 3년의 기간을 돌이켜본다면 8평~10평 정도의 소규모 업장으로 회전율이 뛰어난 저가브랜드 전략을 통해 빽xx, 메x커피, 컴xx커피 등의 사업장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던 것 같다. 커피맛이 거기서 거기라는 대중적인 생각과 이제는 대다수의 성인들에게 커피는 당장의 피로를 물러나게 하는 수액의 의미로 맛의 기준 상관없이 들이키고 보는 시대적 배경이 깔려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글이기 때문에 분류는 해보았지만 나는 애초에 프랜차이즈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물론 창업하는 과정에서의 편의성이나 그들이 이미 갖춰놓은 체계와 브랜드 가치 등의 이점도 대단하지만 그런 뻔한 카페는 오후 늦게 설렁설렁 본인 가게에 들러 정산이나 확인하는 퇴직한 사람들만의 영역같이 느껴져 프랜차이즈는 깊은 고민하지 않고 배제시켰다. 하지만 여윳돈이 충분한 사람이거나 관리자로서 카페를 부업의 개념으로 차리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프랜차이즈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실제로 집 앞의 빽xx 업장 인테리어가 며칠 만에 뚝딱 완성되는 것을 보고선 프랜차이즈 체계의 위엄을 느끼기도 했으니까. 

 개인 카페와 프랜차이즈의 현실적인 비용 비교를 분석해 보면 창업비용이 한정적인 분들에게는 더 명확한 결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먼저 개인 카페의 비용을 본인의 경우를 대입해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앞서 언급한 대로 보증금은 2,000만원에 월세 100만원(1층, 30평)의 임대계약을 맺었고 인테리어 비용(셀프인테리어X)은 총 2,900만원, 커피 머신 및 집기류와 기타 가구까지 총 1,100만원이 들어 총 6,000만 원가량의 비용이 투자되었다. (인테리어, 집기류 등 세부 품목별 분류는 따로 주제글이 있을 예정.) 

 이제 프랜차이즈 창업비용을 평균적인 카테고리와 금액들로 분석해본다면 일단 가맹 가입비라고 하는 비용으로 요구금액이 저렴한 업체들은 300만원부터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는 1,000만 원까지로 시작하고 그다음 교육비라고 하는 비용에서 2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이어 보증금도 500만원 선, 이어 기타비용으로 1억 가량의 금액이 따로 있는데 에둘러 묶어버리기엔 거액의 금액이다. 물론 이 금액들에 인테리어비용과 부동산 비용들은 전부 제외되니 8평~10평의 소규모 프랜차이즈 업장도 최소 1억 5,000만 원부터 시작될 것이고 30평~40평대의 프랜차이즈 업장을 차리는 데는 2억 이상의 비용이 든다. 

 이러한 비용적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똑같은 규모의 프랜차이즈 카페를 차리는 것보다 개인 카페 3개 차리는 편이 낫다는 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아마 카페를 직접 차려본 사람들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요구하는 저 금액들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돈인지 알 거라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알아서 해주는 편의성과 브랜드 가치를 믿고 카페 프랜차이즈를 창업하는 사람들은 그 결정이 후회되지 않는 선택이길 빈다.     

 

-첨언 

 앞으로 한 달 넘게 15개의 주제들로 써 내려갈 카페 창업에 대한 내용은 프랜차이즈 카페가 아닌 전적으로 개인 카페 창업과정에 대한 내용이며 구입하고 사용하는 집기류부터 인테리어, 정식오픈까지 전부 개인의 경험에 의해 터득한 상세한 노하우들을 담을 예정입니다. 직접 카페 창업 준비를 하면서 이런 정보들이 사전에 있었으면 창업의 과정들이 훨씬 더 수월했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과 이 글들이 추후 카페 창업뿐만 아니라 요식업분야의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바가지 쓰는 억울한 일 없이 일말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혹여나 빠진 부분이나 상세한 제품명 등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최대한 아는 선에서 정성껏 답해드리겠사오니 주저 없이 문의바랍니다. 하지만 고작 30평짜리 개인 카페를 차린 전직 직장인에 불과하니 전문성 있는 컨설턴트보다는 현실적인 경험의 조언들로 받아들인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2화 주제-

*카페 창업을 위해 필요한 바리스타 능력은?(자격증, 아르바이트) 

*유명한 카페답사 시작(벤치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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