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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꽃 Nov 20. 2024

오리 날다!

동아리 엔딩~~

2023년 7월, 직장을 옮기고 좀 더 빨리 적응하고 싶은 마음에 학습동아리에 가입했다. 

우리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접하고 그 시대를 떠올리며 생각나는 것이나 느낀 점들을 짧은 글로나마 감성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취지라서 방문하는 곳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꼼꼼히 모아 자료를 준비해 온 동아리 회원의 설명을 듣고 그에 대한 느낀 점이나 감상을 10분 정도의 짧은 시간 내에 작성하고 서로 공유하는 식으로 운영되었다. 

처음에는 바람도 쐬고 회원들 얼굴도 보고 가벼운 생각으로 털레털레 갔었는데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없이 갑자기 느낀 점을 쓰려고 하니 어색하기만하고 동아리에 괜히 들어왔나 살짝 후회도 들고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가끔은 가슴도 두근거리면서 지끈거리는 머리를 쥐어짜야 할 정도로 큰 부담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몇 번 하다보니 내 몸이 적응을 했는지 이제는 오히려 더 쓸 거 없나 두리번거리며 글감을 찾게 되고 글 쓰기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2024년 3월, 언제나 열정적이고 앞만 보고 달리시는 불도저 같은 동아리 회장님이 작년에 했던 동아리 활동을 좀 더 확장하여 올해는 '글쓰기'에 도전해 보자고 제안하셨다. 회장님께서 워낙 적극적으로 이끌어주셔서 우리 역시 아무런 지식이나 경험도 없이 불나방처럼 달려들게 되었다. 

우선 '브런치 스토리'라는 어플에 자신의 소개와 함께 직접 쓴 작품을 실어 합격 여부를 받는다. 결코 쉽지 않은 이 관문을 통과해야만 작가로서 또한 동아리 회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다. 글쓰기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회원이 문외한이라 매월 글쓰기에 관련된 도서를 읽고 한사람씩 돌아가며 자신이 읽은 내용을 요약하여 강의를 하면 조금씩 주워듣고 산고를 치르는 듯한 고통?을 겪으며 수십번 수정하여 하나 둘 브런치 스토리에 작품을 수록하기 시작했다. 

서로서로 응원하고 격려하고 공감하며 부지런히 달리고 매달려 어느덧 벌써 막바지에 접어들게 되었다.

약 9개월동안 작품 하나라도 더 쓰기 위해 고민하던 기억과 여기저기 응모했던 작품이 상을 받아 촛불 켜고 서로 축하하며 기쁨을 함께 나눴던 즐거운 추억들이 가득하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마지막을 정리해야하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수고가 많았던 우리 동아리 회원들을 왠지 나는 예쁜 노랑 오리에 비유하고 싶었다. 

엄마 오리인 회장님을 필두로 우리는 매끈한 알에서 이제 막 껍질을 깨고 태어나 글쓰기가 무엇인지, 어떻게 써야 잘 쓰는 것인지도 전혀 모른 채 엄마 오리가 이끄는 대로 글쓰는 어플인 브런치 스토리에 첨벙첨벙 발을 담그고 쉴새없이 발을 구르며 자신만의 글도 써보고 다른 사람들의 글도 도와주고 공감하며 하나씩 차근차근 어른이 될 준비를 했다. 산고를 치르는 고통이라고 표현할만큼 글쓰기가 힘들기도 하고 쓰면 쓸수록 단어와 어휘에 한계를 느끼며 더 많이 고민하고 하나의 글을 쓰고나면 또 다른 글을 쓰기위해 몸부림쳤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끝자락을 마주하게 되었다. 

자신의 재능을 어두운 구석에 꽁꽁 감추고 있던 어떤 오리는 수영을 아주 잘 배워서 상을 받는 영광도 누렸다. 더군다나 엄마 오리가 제일 먼저 상을 받아서 아기 오리들의 롤 모델이자 모범이 되어 주었다. 그리고 엄마 오리의 수고와 고생 덕분에 우리의 땀과 정성과 노력이 알알이 담긴 책자도 발간하게 되었다. 엄마 오리는 책의 완성을 위해 상급 기관장님을 뵙고 책자 출판을 위한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와 예산 지원도 받아 아기 오리들의 화려한 엔딩을 위해 마지막까지 땀을 흘려주었다. 

아가 오리들은 엄마 오리 덕분에 한층 더 성숙하게 자랐고 자신의 글이 담긴 소중한 책을 남긴 시점에서 많은 생각들이 교차했을 거라고 생각된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더 멋진 비행을 준비하는 오리도 있을 것이고 다른 경험을 쌓을 수도 있을 것이며 어쩌면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는 오리도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는 내년에 비행기 타고 더 넓은 해외로 나아가는 꿈도 꾸고 있다. 

성경 구절을 빌리자면 '우리의 시작은 참으로 미약하였으나 끝은 참으로 창대하였다'라고 할 수 있겠다. 


나의 입장에서는 글을 쓰면서 나의 부모님과 시부모님을 한 해 사이로 모두 잃은 너무나 아픈 상처를 많이 다독일 수 있었다. 그리고 나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평상시에는 말을 많이 하면 진이 빠지고 머리가 아프기 쉽상인 체질이라 모임도 잘 안하는 스타일인데 문득 내 마음속의 나는 하고싶은 말이 많은 '수다쟁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약 9개월 동안 벌써 60편의 글을 썼다. 그리고 여전히 종알종알 속삭이고 싶은 말들이 많아서 가끔은 자다가도 일어나 메모지를 찾기도한다. 아무래도 회원들이 응원해주고 공감해주니 더 분발하게 되고 더욱 열심히 쓰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진짜 ‘홀로서기’가 아닌가 싶다. 그동안 내가 써왔던 글들을 들여다보니 당초의 목표대로 꾸준히 실천하는 것도 있고 스멀스멀 게으름이 다가와 살짝 밀린 숙제같은 글도 있다. 처음 글을 쓸 때의 마음을 되새기며 나의 글이 헛되지 않고 거짓되지 않도록 되새기며 꾸준히 이어나가야겠다. 또한 우리가 서로 나누었던 순간과 활동과 추억들을 오래 기억하며 앞으로도 주저리 주저리 이러쿵 저러쿵 나만의 글을 써보려고 한다. 나의 목표 역시 홀로 설수 있도록 여기저기 응모도 하고 더 높이 날 수 있도록 열심히 날개짓 할 작정이다. 


브런치 스토리 작가 중 <김형준>씨의 글을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글도 재미있고 많은 공감이 되었다. 

작가가 안내하는 글 쓰기 팁 중 하나는 ‘오감 활용하기’로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고, 만져지는 모든 것을 글감으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7년 동안 매일 글을 쓸 수 있었던 힘은 잘 쓰든 못 쓰든 매일 꾸역꾸역 썼기 때문이다. 그러기위해서는 스스로를 믿으면서 불같은 열정보다 꾸준함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 역시 이미 시작하였으니 반은 발을 담근 셈이고 여기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분발해서 처음부터 가고자 했던 목표점을 향해 한발씩 한발씩 디디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된다. 나의 글도 언제가 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와 가족과 내 주변을 돌아보고 추억하고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또 다른 선택이라 여기며 내 오감을 총동원하여 글감이 마르고 닳도록 열심히 쓰도록 노력하겠다.


우리는 처음부터 당연히 날 수 있었던 백조가 아니라 작은 아기 오리의 종종 걸음마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조금씩 헤엄치다가 결국 날아오르게 된 것이다. 남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좋은 인연에 감사하며 그동안의 수고에 서로를 토닥여 본다. 다음 해에는 또 어떤 활동으로 엄마 오리가 이끌어줄지 살짝 기대도 해본다. 

다시한번 우리를 이끌어주신 엄마 오리인 회장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며 모두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모두들 파이팅~~~! 


P.S

 '나는 작가다' 학습 동아리에 들어간 것은 참 잘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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