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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을 Aug 12. 2024

수험생과 읽는 <모비딕>




"서두르게, 빌대드. 펠레그가 동료에게 말했다. 빌대드는 작살이 바로 머리 위를 날아갔기 때문에 질겁해서 선장실로 통하는 현문 쪽으로 물러나 있었다. 빨리 가서 계약서를 가지고 오라니까. 저 헤지호그, 아니 쿼호그를 반드시 우리 배에 태워야 해. 이보게, 쿼호그, 자네한테 90번 배당을 주겠네. 낸터컷 출신 작살잡이 가운데 이렇게 많은 배당을 받은 사람은 자네가 처음이야."  <모비딕>(김석희 번역, 작가정신), 158쪽


장면:  이슈메일의 설득 덕에 퀴퀘그는 다행히 피쿼드호에 승선을 허락받는다. 펠레그는 퀴퀘그에게 다가가 포경업에 대한 경험을 묻는다. 퀴퀘그는 이에 답하듯이 바로 뱃전으로 올라가 작살을 던졌고 이는 멀리서 빛나는 검은 방울에 명중했다. 그것을 보고 이런 실력자를 놓칠 수 없던 펠레그는 당장 그와 계약을 하려고 한다.-A군 작성


이슈메일은 피쿼드 호에 승선하기로 하고 계약한다. 배당번호 300번, 퀴퀘그는 90번이다. 겨우 겨우 300번 배당을 받은 이슈메일과 작살잡이로서 자신의 경력을 인정받아 90번을 배당받은 퀴퀘그. A군은 이슈메일의 생각을 궁금해했다.  격차가 순식간에 벌어진 친구. "그는 무슨 감정이 들까? 진심으로 그를 축하할까? 높은 평가를 받은 자신의 친구를 자랑스러워할까? 아님니면 자신보다 많은 배당을 받은 그를 질투하고 시샘할까? 어쩌면 별로 아무 생각이 없을지도 모른다. 어쨋든 이슈메일이 어떤 감정을 느꼈든, 나는 그의 모든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지금 그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으니까."


같은 배를 타는 건 잠깐이다. 같은 배를 탔다고는 하지만 결국 갈 길이 다 다르다는 걸 시간이 좀 지나면 알 수 있다. 그러니 같은 배에 타 있을 때 나에 대해 내 길에 대해 생각하는 일이 중요한 거겠지.항해가 끝나고 뭍에 내리면 등 돌리고 뿔뿔이 흩여져 다들 멀리 멀리 자기 갈 길을 가는데 그때가 진짜 시작인 거겠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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