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주택살이-연못 편

연못이 주는 생명다양성, 풍성한 삶


우리에게 마당이 생기면 꼬옥 하고싶었던 일이 있다. 그건 마당 한켠에 연못을 만드는 것이다.
연못이 생기면 새가 찾아와 물을 마시는 쉼터가 되어주고 수서생물들이 찾아오고 만나기 어려운 양서류가 와주지 않을까 싶었다. 허브가 있는 작은 가든 앞에 땅을 파고 집 근처에서 운 좋게 주은 커다란 도자기 수반을 묻었다. 수반에 돌을 깔고 물을 채웠다. 수질정화를 위해 부레옥잠 두 개 정도를 띄웠다.


연못에피소드 1: 그렇게 연못을 만들고 일주일이나 지났을까? 이게 무슨 일이고??? 이게 모야? 개구리인가? 아닌데…. 이아이 누구야?? 와앗!!!!! 천연기념물 맹꽁이??? 맹꽁이가 찾아와 주다니…. 그 맹꽁이가 땅으로 올라가고 싶어 안달이 나서 돌로 계산을 살짝 만들어주었다. 맹꽁이 집은 연못 바로 위 엉성하게 쌓인 흙더미 안에 자리 잡았다. 그다음 날 아침에도 유영중인 맹꽁이를 보며 기뻐하고 그날 저녁에도 맹꽁이의 안부를 물었다. 그런데 사건은 그다음 날 저녁 우리 집에 놀러 온 꼬마 사내 녀석의 횡포?라고 해야 할까 맹꽁이를 보여주려다 너무 놀려켰는지 그다음 날부터 맹꽁이는 보이지 않았다. 안쓰러웠다. 장마가 오기 전 물가를 찾았을 맹꽁이…. 생명을 오래 보고 지키려면 그 생명의 생활사를 자세히 알아야 한다는 걸 또 한 번 깨달은 시간이다.
우리 집에 찾아와 준 맹꽁이
연못에피소드 2: 그렇게 우리에게 우연히 찾아온 맹꽁이와 인사한 지 또 일주일이 지났을까? 그러니깐 연못을 만든 지 딱 2주 정도 지났을 때다. 아침에 연못가에 보니 으잉? 이건모지? 올챙이도 아닌 것이, 수서생물인가??

음…. 수서생물이긴 했다. 바로바로 모기유충 장구벌레였다. 남편이 화들짝 놀란다. 이거 어떻게 없애지??부터 생각한다. 나는 잠시.. 입을 다물고… 자연스레 모기유충을 어떻게 사라지게 할까를 생각하다 일주일이 더 지나갔다. 이 장구벌레는 더욱 커지고 있었다.
하하하… 생태계의 먹이그물을 생각하며 장구벌레를 잘 먹어줄 포식자를 찾았다. 미꾸라지?? 더워지면 죽기도 하고, 너무 번식하면 이 연못에는 어울리지 않을 주인공이었다. 구피의 먹이가 모기유충이라는 사실을 알고 근처 수족관으로 달려갔다. 음…. 수족관이라곤 하지만 진열되어 버린 도마뱀과 물고기 체험들로 가득해서 맘이 아팠다. 적응력 좋은 구피 두 마리를 사는데 여과기는 있는지, 먹이는 있는지 물으셔서 밖에 키울 거라고 하니 다시 나를 쳐다보는 이 느낌… 허허…. 그냥 웃지요. 그렇게 데려온 구피 두 마리, 잘 커주길 바라며 5월의 아직 선선한 기운이 감도는 그 연못에 풀어주고 수질 정화를 더 잘하라며 부레옥잠 4 뿌리와 부상수초를 띄웠다. 그리고 6월의 마지막날…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치 않은가? 우리는 그동안 구피에게 먹이를 준 적이 없지만 구피 두 마리는 더욱 컸으며 새끼들이 한 20마리 이상은 되는 거 같다. 이제 이들의 두 번째 보금자리를 생각해야 할 거 같다. ^^:;;; 그리고 그 많던 모기 유충은 어디로 갔을까? ㅎㅎㅎ 아직까지 장구벌레는 관찰되지 않았다. 정말 신기하다. 구피 두 마리와 부상수초 4 뿌리의 힘이라니….

마당의 작은 연못- 구피 2마리와 부상수초의 힘
연못은 이렇게도 풍성하게 생명들을 불러온다. 우리 마당에 다양한 곤충과 나비, 벌들이 그 근처를 맴돈다. 하물며 우리 집 고양이들까지 연못이 참새 방앗간이다. 고양이는 그릇에 물을 줘도 자꾸 연못에서 물을 먹는다. 너무 번식해 버린 부레옥잠은 누구에게 나누어 줘야 할지 난감해졌고, 작은 생태계인 물속은 신기하게도 돌멩이에 이끼도 끼지 않고,,, 이 작은 공간이 하나님이 말씀하신 oikos 같기만 하다.
둘째 이은이의 일기장 속에 맹꽁이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