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영편지 13

03월 07일 훈련소에서 소포가 온 날-엄마가

by 순례자

사랑하는 우리 아들. 엄마야


하루 종일 우리 아들의 소포를 기다렸어. 아빠가 네 박스를 들고 들어와서 칼로 조심스럽게 뜯을 때, 반가움과 긴장으로 정신을 차릴 수 없었어. 우리 아들의 외투와 바지, 속옷, 양말을 보는 순간 엄마는 엉엉 울어버렸어. 내 아들, 소중한 내 아들의 온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아 보고 싶어 참을 수가 없었어. 왜 청바지와 신발에는 진흙이 묻었을까, 혹시 입대하자마자 모진 대접을 받은 것은 아닐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구나.


아들이 보내준 편지를 읽고, 또 읽었어. 우리 아들은 어쩌면 이렇게 글을 잘 쓸까. 엄마가 궁금해했던 모든 얘기가 편지 안에 다 들어 있어서 마치 아들의 얼굴을 마주 대하고 얘기를 듣고 있는 것 같았단다. 아침에 일어나서 잘 때까지 우리 아들이 뭘 먹고, 어떤 훈련을 받고 또 누구와 훈련을 하며 주로 무슨 얘기를 하는지가 머릿속에 그림처럼 그려졌어.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내무반에 누우면 9시 30분, 평소 늦게 자던 습관이 들어 있는 너는 어둠 속의 허공을 응시하면서 유일한 장난감인 군벌 줄을 만지작 거리며 많은 생각을 한다고 했지. 지난 시간의 기억의 책갈피를 한 장씩 넘기며 생각을 가다듬고 날로 성숙해지는 네 모습도 자랑스럽고 또 대견해. 엄마는 똑똑하고 멋진 우리 아들이 늠름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모든 과정을 잘 이겨내리라 믿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어.


오늘 아들의 소포를 받고 네 옷가지를 빨래하고 나서, 수요예배에 가서 열심히 기도했어. 우리 아들을 늘 지켜주시고, 좋은 사람 만나서 늘 건강하고, 즐겁고 보람찬 군 생활이 되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어. 이 시간 우리 아들은 자고 있겠지, 아니면 보초를 서고 있을까?


사랑하는 아들아, 우리 아들 건강하게 모든 과정 잘 이겨내서 정금같이 우리 품으로 돌아와야 해.

사랑한다 아들아.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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