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세기 초 미국, 왁스 실리더에 기록된 아일랜드 남성 이민자의 노래가 있다. 작가는 이 노래를 디지털 변환을 통해 여성들의 합창으로 재구성한다. 이 작품을 통해 남성 위주의 역사 속에서도 언제나 여성이 그곳에 존재했음을, 역사란 필연적으로 개별자들을 포함할 수 없음을, 기록만이 시대를 증언하는 전부가 아님을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었다.
나아가 기록되지 않은 존재들을 기록하는 방법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작가가 디지털로 변환한 자료는 예술 작품의 영역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새로운 형태의 시대 증언이자 기록으로서 기능할 수 있지 않을까? 기록은 언제나 연약하지만 그것에 권위가 깃들면 함부로 손대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실상 기록의 권위를 걷어내고 나면 남는 건 존재 증언 그 자체이다. 따라서 기록을 존재 발견의 차원으로 생각해 볼 때, 작가가 만들어낸 여성 합창의 목소리는 기록되지 않은 존재들을 기록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올해의 작가상 2025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25. 8. 29. ~ 2026.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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