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자신이 설 수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라!
<<삼국지>>는 역사와 문학, 사상과 전략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며, 시대를 초월한 가치와 사물을 꿰뚫어 보는 중국 고전이다. 단순한 영웅담이 아닌, 혼란과 분열의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복합적 갈등과 순간순간의 선택을 다룬 보편적 이야기로, 인간 이해의 보고(寶庫)로 평가받고 있다.
삼국지는 진나라 역사학자인 진수(陳壽)가 3세기말에 편찬한 정사 <<삼국지>>에서 비롯된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서사적 형식의 삼국지인 <<삼국지연의>>는 14세기 나관중이 집필한 120회 분량의 역사소설로 '의(義)'를 중심으로 서사를 이끈다. 유비, 관우, 장비 세 의형제의 도원결의부터, 제갈량의 북멸, 오나라의 멸망까지 약 100년간의 방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삼국지연의>>는 유비가 주인공이며, 모든 에피소드도 유비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당시, 중국 인구사에 따르면 한나라 중기 인구가 5,600만 명이었으나, 극심한 혼란기였던 한나라 말기엔 3,000만 명으로 줄었으며, 삼국지 시대에는 1,600만 명으로 급감했을 만큼 전란으로 인한 참담한 시기였다.
01 흐름을 읽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지혜 - 세상을 읽는 통찰(본문 22쪽)
"세상의 흐름은 오래 나뉘면 반드시 합쳐지고, 오래 합쳐지면 반드시 나뉜다." - 삼국지연의 도입부
세상 본질의 흐름을 예언하는 말로, 중국 역사를 꿰뚫는 중요한 철학적 통찰을 담고 있다. 권력은 통합되었다가 다시 분열되고, 강대한 제국도 시간이 지나면 갈라지며, 흩어진 땅은 다시 하나로 합쳐진다. 이는 삼국지 시대의 혼란과 영웅들의 전투를 설명하는 철학적 배경이기도 하다.
02 균형 잡힌 리더십만이 성공을 가져온다 - 장비의 극단(본문 30쪽)
"대장부는 차라리 죽을지언정 굴복하지 않는다." - 장비
장비의 충직함과 불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말이다. 그는 용맹과 의리를 상징하는 인물이었지만, 부하들을 거칠게 다루는 습관이 있었다. 장비처럼 초한지의 항우도 군사적 재능과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지닌 영웅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신념과 포용의 균형을 잡는 데 실패했다. 리더는 신념도 중요하지만, 부하의 능력을 신뢰, 경청하고, 적절한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조직이 성장하려면 리더 한 사람의 역량만이 아니라, 구성원 전체의 역량이 발휘되어야 한다.
03 진정한 리더는 칼날의 냉혹함에 마음의 신중함을 더한다 - 조조의 판단력(본문 39쪽)
"차라리 내가 천하 사람을 저버릴지언정 천하 사람들이 나를 저버리게 두지 않겠다. - 조조
한나라 말기, 황건적의 난이 전국을 휩쓸었고, 권력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조조는 이 혼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싸워야 했다. 그는 혼란한 세상에서 신뢰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천하가 내 편일 수 없다"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자신의 생존과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희생시키는 것도 불가피하다고 여겼다. 조조는 천하를 통일하려는 야망을 품고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누구도 신뢰하지 못하는 고독한 리더였다. 생존과 도덕 사이 딜레마에 갇힌 채 의심과 결단력을 키워가며 입지를 다졌다.
04 지혜로운 사람과 함께하고, 간사한 사람은 멀리하라 - 조조의 용인술 1(본문 51쪽)
"현명한 신하를 가까이하고 소인을 멀리하라." - 삼국지 전체 맥락 중에서
<<삼국지연의>>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로 유비, 조조, 손권과 같은 리더가 천하를 다툴 때 누구를 곁에 두고자 했는지를 생각해 보게 되는 명제이다. 잦은 전쟁으로 한 국가가 몰락하고 새로운 질서가 탄생하는 상황에서라면, 특히 지도자는 현명한 참모를 중용하고 기회주의적이고 아첨하는 자들을 멀리해야 한다. 조직의 성공은 리더가 어떤 사람들과 협력하는지에 달려 있다. 충직하고 전문적인 동료를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 성공의 열쇠이다.
05 최고의 승리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지혜에 있다 - 제갈공명의 공성계(본문 59쪽)
"능히 싸워 이길 수 있는 자는, 싸우지 않고도 승리한다." - 제갈량
제갈량의 대표적 심리전 중 하나인 공성계(空城計)에서 그 맥락이 드러나는 말이다. 제갈량은 심리전과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직접적인 전투는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며, 군사적 승리보다 외교, 정보전, 심리전, 물자 압박 등을 활용하여 적이 싸울 의지를 잃도록 만든 것이 더 큰 승리이다.
06 민심은 작은 것에서 비롯된다 - 유비의 민심 전략(본문 69쪽)
"선이 작다고 해서 행하지 않고, 악이 작다고 해서 행해서는 안 된다." - 유비
유비는 도덕성과 의리를 중시하는 지도자이다. 그는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도 인간적인 면모와 도덕적 가치를 잃지 않았다. 유비는 백성에겐 신뢰를 주고 약속을 지켰으며, 부하들에겐 존중하는 태도를 잃지 않았다.
07 진정한 관계는 원칙에서 나온다 - 제갈공명의 원칙(본문 80쪽)
"군자의 사귐은 물처럼 담백하고, 소인의 사귐은 단술처럼 달콤하다." -제갈량
진정한 관계란, 감정으로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다. 법과 원칙을 무너뜨린다면, 결국 더 큰 혼란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제갈량이 남긴 말은 단순한 인간관계의 조언이 아니라, 리더십과 조직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을 제시하는 깊은 통찰이다.
08 큰 뜻을 품고 원대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 제갈공명의 철학(본문 89쪽)
"뜻은 마땅히 높고 멀리 두어야 한다." - 제갈량
이는 촉한을 이끌던 제갈량의 철학과 리더십을 반영한 가르침이다. 유비가 세상을 떠난 후, 제갈량은 촉한의 후계자인 젊은 유선(劉禪)에게 군주는 눈앞의 이익이 아니라, 장기적인 국가 재건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촉한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漢)나라의 부흥이었다. 한나라의 정통성을 계승한 촉한이 반드시 중원을 회복해야 한다는 신념을 강조한 것이다.
09 리더는 감정을 억제해야 하고, 전쟁은 전략과 기만으로 이긴다 - 조조의 리더십(본문 95쪽)
"장수는 분노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하고, 전쟁에서는 속임수를 싫어하지 말아야 한다." - 조조
진짜 승부는 차가운 머리로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에서 갈리나. 감정에 휩쓸리는 순간, 리더는 이미 전장을 벗어난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 교훈은 전쟁에서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삶 전반의 통찰을 담은 조조의 조언이다.
10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다 - 손권의 결심(본문 105쪽)
"나는 덕과 힘을 가늠하지 못하고 조공(조조)과 겨루려 했다." - 손권
손권은 자신의 역량을 냉철히 판단하지 못하고, 위나라 조조와의 충돌하려 했던 과거를 돌아보면 위와 같이 말했다. 이는 후회의 말이 아니라,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전략을 세울 줄 아는 현명한 리더의 철학이 담긴 말이다. 손권이 조조와 무모하게 맞섰다면 패배했을 것이고, 항복을 선택했다면 영원히 조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현실을 직시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였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11 의심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 - 조조의 용인술 2(본문 112쪽)
"사람을 쓸 때는 의심하지 말고, 의심한다면 쓰지 말라." - 조조
조조의 원칙을 바탕으로 세운 3원칙
첫째, 리더는 한 번 신뢰한 팀원을 끝까지 믿어야 한다.
둘째, 불신과 의심이 많은 조직은 내부 갈등을 초래한다.
셋째,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함께하지 않는 것이 낫다.
12 재앙 속엔 기회가, 행복 속엔 위기가 숨어 있다 - 유장의 허를 찌른 유비(본문 122쪽)
"화는 복이 의지하는 곳이고, 복은 화가 숨어 있는 곳이다. - 제갈량
이 문장의 사례는 유비의 익주 정벌과 조나라와 진나라의 정평 대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익주의 태수 유장(劉璋)은 유비를 초청하는 것이 득이 될 것이라 믿었지만 결국 자신의 몰락을 가져왔고, 유비는 위기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냈다.
기원전 260년, 조나라는 진나라의 지속적인 위험을 막기 위해 45만 대군을 동원하여 장평에 방어선을 구축했다. 당시 조나라의 총사령관은 노련한 장수 염파였다. 그러나 조나라는 진나라의 이간계에 넘어가 염파를 해임하고, 조괄을 총사령관으로 임명했다. 백기는 이를 기회로 일부러 후퇴하는 척하며 조나라 군을 유인했고, 조괄은 이를 기회라 생각하고 방어선을 무너뜨리며 진군하다가, 조나라 군에 완전히 갇힌 채 보급로까지 차단당한 채 사령관 조괄까지 전사한다. 40만 명에 달하는 조나라 군사를 진나라 군에 편입시켜 유용한 병력으로 쓸 수도 있었으나, 백기는 단호한 결정을 내린다. "이들을 풀어주면 조나라가 다시 힘을 키울 것이고, 우리는 또다시 전쟁을 치러야 할 것이다. 반드시 이 자리에서 조나라 군의 숨통을 끊어야 한다."라고. 그날 밤, 피는 강처럼 흘러 계곡을 적셨고, 산속의 나무와 돌들은 붉게 물들었다. 장평의 들판과 골짜기는 조나라 군의 시신으로 가득 찼다.
그러나 이 승리는 결국 화로 변한다. 백기의 잔혹한 학살로 인해 전국의 다른 국가들이 반 진(反秦) 연합을 결성하여 진나라를 견제했다. 조나라 역시 패배를 교훈 삼아 군사 개혁을 단행하며 재건에 나섰다.
어떤 상황에서도 변화와 대비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며, 위기를 기회로, 기회를 위기로 만들지 않도록 신중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 원칙은 삼국지 시대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통용되는 중요한 인생 전략이다.
13 지혜는 남을 아는 데서 시작되고, 깨달음은 자신을 아는 데서 완성된다 - 유비의 용인술과 실수(본문 136쪽)
"남을 아는 자는 지혜롭고, 자신을 아는 자는 밝다." - 유비
유비는 삼국지에서 끊임없이 도망치고 패배를 거듭하면서도 결국 촉한을 세운 인물이다. 그의 성공 비결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과 스스로를 아는 능력이었다. 유비는 천하의 패권을 쥐고자 하는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 알고 있었고, 이를 보완해 줄 뛰어난 인재들을 찾아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14 기회를 모색하라 - 순옥의 판단과 결말(본문 147쪽)
"때를 아는 자가 진정한 영웅이다." - 삼국지 전체 맥락 중에서
순욱은 원래 명문가 출신으로 한나라 조정에서 중요한 책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학문가 정치에 능했으며 당대 최고의 전략가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한나라 조정은 이미 무너지고 있었으며, 황제는 허수아비에 불과했다. 세상은 군웅들의 시대였고, 그는 조조와 원소 두 인물 중 어느 편에 서야 할지를 신중하게 고민했다. 원소는 대세를 쥘 만한 인물이 아니란 결론을 내렸고, 조조는 단순한 야심가가 아니라 천하를 꿰뚫어 볼 줄 아는 자라는 것을 직감했다. 원소는 강하지만 무르고, 조조는 약하지만 단단했다. 천하는 그저 강하기만 한 자의 것이 아니라, 시대를 읽고 기회를 잡을 줄 아는 자의 것이었다.
15 신뢰를 기반으로 한 관계는 강력한 힘을 가진다 - 도원결의의 힘(본문 158쪽)
"유비, 관우, 장비는 비록 성이 다르나 이미 형제로 맺었으니, 한마음으로 위기에 빠진 자들을 도와야 한다." - 도원결의 중에서
세 사람은 젊은 시절 황건적의 난이 일어나자 도원에서 의형제를 맺으며 "우리는 하늘 아래 같은 뜻을 품고 살아가는 형제가 되어 백성을 구하겠다."라고 맹세했다. 이후 세 사람은 실제 형제처럼 서로를 아끼며 돕고, 나라와 백성을 위한 의로운 길을 걷기 위해 노력했다.
유비는 한나라 황실의 후손이었으나, 집안이 몰락하려 짚신을 삼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그의 말과 태도에서는 기개와 포부가 느껴졌다. 그의 일생 소원은 세상을 안정시키고 백성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관우는 의협심이 강한 사람이나, 고향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도망치는 신세였다. 붉은 얼굴과 휘날리는 긴 수염으로 지니니고 있었고, 강직한 성품과 뛰어난 무예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장비는 원래 돼지와 소를 도살하는 푸줏간을 운영하는 장사꾼이었다. 힘이 장사였고, 성격이 불같았으며, 싸움을 좋아했다. 거대한 체구에 우렁찬 목소리를 가졌으며, 싸움이 나면 누구도 그를 이길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강한 자에게 맞서고 약한 자를 돕는 의로운 성격을 지녔다.
16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헌신하고, 사랑받는 마음에 움직인다 - 미색 이간계(본문 172쪽)
"대장부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심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아름다움을 가꾼다." - 삼국지 전체 맥락 중에서
<<삼국지>>의 수많은 영웅들 가운데 칼을 잡고 말을 달리며 천하를 호령한 이는 남자 장수들이지만, 역사의 흐름을 바꾼 것은 은밀히 숨어 있던 한 여인의 선택이었다. 그가 바로 초선이다.
후난 말, 동탁은 어린 황제를 앞세워 권력을 틀어쥐고 폭정을 일삼았다. 왕윤은 민심을 살리고 조정을 바로잡을 계책을 고민했다. 왕윤은 여포와 동탁의 관계를 갈라서게 할 미색 이간계(美色 離間計)를 떠올렸다. 왕윤은 양녀인 초선에게 "너의 미모와 마음이 이 나라를 구할 수 있다."라며, 진심 어린 부탁을 한다. 망성이던 초선은 양아버지의 진심 어린 성정과 마음, 그리고 백성을 위한 큰 뜻에 마음을 다잡는다. 왕윤은 먼저 초선을 여포에게 소개하여 그의 마음을 사로잡게 했다. 이어 왕윤은 동탁에게도 초선을 보냈다. 여포는 자신이 사랑한 여인이 양아버지 동탁의 품에 들어간 사실에 치를 떨게 된다. 여포에겐 동탁에게 빼앗긴 초선의 모습이 치욕이자 분노였다. 여포와 동탁의 관계는 초선으로 인해 균열이 생겼고, 마침내 여포는 창을 들어 동탁을 찔러 죽인다. 초선의 아름다움과 감정은 보이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역사의 물줄기를 뒤흔드는 결정적 힘이 되었다.
17 충성과 신뢰는 어려운 상황에서 드러난다 - 조운과 장료의 의리(본문 182쪽)
"주군이 나를 형제처럼 대해주니, 어찌 의리를 저버리고 적국에 투항하겠는가?" - 장료
조조의 부하였던 장수 장료(張遼)가 오나라 손권의 항복 권유를 거절하며 한 말이다. 장료는 조조 휘하에서 뛰어난 무공과 충성을 바탕으로 활약했던 장수다. 특히 합비전투에서 보여준 그의 용맹과 충의는 후대까지 길이 남았다.
18 화를 부르고, 운명에 대한 저항은 파멸을 부른다 - 관우의 오판(본문 193쪽)
"나는 네가 운명이 다했음을 알고 널 죽이러 왔다!" - 삼국지 전체 맥락 중에서
관우의 최후와 관련된 장면에서 등장하는 말이다. 관우가 손권에게 사로잡혀 죽음을 맞이할 때, 꿈속에서 자신을 줄이러 온 자를 마주하고 이 말을 듣게 된다. 촉한의 명장인 관우는 유비와 함께 천하를 도모했으며, 그의 무용과 충성심은 수많은 전장에서도 빛났다. 조조가 그를 극진히 대우하며 자기 휘하로 끌어들이려 했으나, 그는 끝까지 유비를 향한 의리를 지키고 떠났다.
19 성공한 사람은 때에 따라 드러나기도 하고 숨기도 해야 한다 - 사마의의 처세술(본문 210쪽)
"용은 크면 구름을 일으켜 안개를 내뿜고, 작으면 몸을 숨긴다." - 사마의
사마의는 자신의 전략적 능력을 드러내며, 용의 비유를 통해 자신의 처세를 표현했다. 그는 적이 많았고,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자주 바뀌는 위나라의 권력 구조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그는 "때로는 눈에 보이지 않게 숨고, 때로는 세상을 뒤흔들 만큼 강하게 나서야 한다"라는 철학을 갖고 있었다. 이 문장은 바로 그의 정치적 처세술을 상징하는 말이었다.
20 완벽한 사람은 없으며, 지혜는 뜻밖의 곳에서 피어난다 - 제갈공명의 실수(본문 225쪽)
"지혜로운 사람도 많은 생각 중에는 실수가 있고, 어리석은 사람도 많은 생각 중에는 옳은 것이 있다." - 삼국지 전체 맥락 중에서
위 명제는 사마의가 제갈량과 대결하던 시기인, 촉한의 북벌 과정에서 등장한 말이다.
진정한 지혜는 모든 생각을 옳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수에서 배우고,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며, 겸손하게 진리를 찾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 겸허한 통찰을 통해 오늘날의 리더와 우리에게 여전히 깊은 울림을 전한다.
21 말과 행동의 책임이 신뢰를 만든다 - 서황, 감녕, 여몽의 사례(본문 234쪽)
"말을 했으면 반드시 실행하고, 행동했으면 반드시 결과를 맺어야 한다." - 삼국지 전체 맥락 중에서
번지르르한 언변은 넘쳐나지만, 행동으로 증명된 신뢰는 드물다. 결국 말은 가벼워지고, 믿음은 사라지고, 관계는 피로해진다. <<삼국지>> 속 인물들은 말보다 행동을 앞세웠고, 그 행동이 곧 그들의 신되가 되었다.
22 신념이란 본질적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 - 유비의 신념(본문 244쪽)
"옥은 부서질지언정 그 순수함은 바뀌지 않고, 대나무는 불태워질지언정 그 매듭은 사라지지 않는다." - 유비
유비는 도덕적 리더십과 의리를 강조했지만, 이는 그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안기기도 했다. 의리를 지키기 위해 불리한 전투를 선택하거나 고난의 길을 가야 했던 그의 행보는 고독한 리더의 심리를 잘 보여준다. 유비는 자신의 선택이 부하와 백성들에게 미칠 영향을 누구보다 깊이 알고 있기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스스로에게 엄격했다.
23 상황에 관계없이 큰 뜻을 품는 것이 중요하다 - 노장 황충의 분투와 최후(본문 253쪽)
"늙은 말이 마구간에 누워 있어도 그 뜻은 천리를 달린다." - 삼국지 전체 맥락 중에서
사회적 기대는 사람들의 가능성을 나이로 재단한다. 젊어야 도전할 수 있고, 나이가 들면 새로운 시작은 사치라고 여긴다. 그러나 세상에 '도저의 유효기간'이란 없다. <<삼국지>>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이런 교훈을 실천했다.
노년의 장수 황충(黃忠)은 전장에서 용맹하게 싸워 자신의 뜻을 이루고자 했다. 그는 본래 한중 지역의 장수로 유표(劉表) 아래 있었고, 후에는 한수(韓遂), 장로(張魯) 등의 군대에서 활동하다가 마침내 유비 진영에 귀속된 인물이다. 황충은 "노쇠한 육신은 있어도, 꺾이지 않은 투지와 명예는 여전히 살아 있다"라는 것을 행동으로 증명한 장수이다.
24 계획은 인간의 몫이지만, 성패는 하늘에 달려 있다 - 조조의 깨달음(본문 263쪽)
"일을 꾀하는 것은 사람이지만, 이루어지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다." - 조조
조조가 적벽대전에서 패한 후 한 말로 전해진다. 이는 조조의 현실적이고 냉철한 관점을 반영하는 동시, 인간의 힘으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다는 숙명론적 사고를 담고 있다. 겸허한 사람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세상의 흐름을 받아들일 줄 알지만, 교만한 사람은 자신의 뜻대로 일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세상을 원망하고 좌절한다. 현대인들은 계획이 조금만 틀어져도 조급해지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자신을 탓하며 모든 걸 내려놓기 일쑤이다. <<삼국지>>의 영웅들은 철저한 계획 속에 살았지만, 그 누구도 결과만큼은 장담하지 않았다는 것을 새겨둘 필요가 있다.
25 전쟁의 본질은 속임수다 - 공성계, 허장성세, 연환계(본문 276쪽)
"전쟁이란 속임수의 도(道)이다." - 삼국지 전체 맥락 중에서
수많은 장수와 책사들의 전술, 전략, 심리전 속에서 일관되게 실현'되는 공식은 전체를 꿰뚫은 전략적 세계관이다. <<손자병법>>의 언어로 보면 공성계는 허실(虛實)을 다루는 대표적인 전술로, 결국 전쟁은 눈에 보이는 병력만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지략과 용기의 싸움인 것이다.
조조의 '허장성세(虛張聲勢)' 전략은 적군보다 병력이 적을 때, 병사들에게 갑옷을 이중으로 입히고, 횃불을 두 배로 밝히게 하여 대군처럼 보이게 한 적도 많다. 조조는 말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전쟁은 본디 정직한 게임이 아니다. 승부는 칼이 아닌 거짓과 기만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다. 주유가 펼친 '연환계(連環計)"는 이러한 전쟁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연환계는 단지 교묘한 속임수가 아니다. 이는 전쟁이라는 불안과 공포의 무대에서 누가 더 침착하고 치밀하게 인간의 심리를 조작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전략이다. 적벽대전의 승리는 황공(火攻)의 위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그 불을 가능하게 만든 한 줄기 속임수에서 출발했다.
26 위대한 존재는 더 큰 것을 수용한다 - 영웅들의 포용성(본문 284쪽)
"산은 높음을 마다하지 않고, 바다는 깊음을 싫어하지 않는다." - 삼국지 전체 맥락 중에서
조조가 자신의 포부와 야망을 드러낸 문구로, 위나라의 군사적 성공의 밑바탕이 된 조조의 이상을 잘 보여준다.
진 세조 무황제 사마염(晉 世祖 武皇帝 司馬炎)은 삼국통일의 군주로서만 아니라, 큰 그릇의 정치 철학을 실현한 인물이며, 그의 위대함은 천하를 얻은 뒤, 더욱 드러났다. 그는 이질적인 세 세력을 하나의 질서 속에 녹여내기 위한 인제 등용과 포용정치를 실시했다. "천하가 안정되기 위해선 서로 다른 물줄기가 하나의 바다로 흘러들 듯, 모든 재능이 한데 모여야 한다. 나는 산이 높아도 마다하지 않고, 바다가 깊어도 거부하지 않겠다. 오와 촉의 인재 또한 이제 진나라의 백성이요, 그 충성은 내게 향할 것이다."
27 명성과 업적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 조조의 치세(본문 293쪽)
"명성과 업적이 함께 날아가야 한다."- 조조
<<삼국지>>에 등장하는 많은 지도자의 인생 목표와 전략을 잘 요약한 표현이다. 명성과 업적이 균형을 이루며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야 한다는 조조의 철학이 드러난다. 그들은 단순히 권력을 잡는 데서 그치지 않았고, 명성을 쌓아 후대에 길이 남을 업적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 명제를 가장 잘 보여준 인물이 조조이다. '치세지능신(治世之能臣),난세지간웅(亂世之奸雄)' - '평화로울 때는 유능한 신하, 난세에는 간교한 영웅' 이는 조조 스스로를 일컫는 말로, 명성과 업적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긴 정치적 통찰이 드러난다. 만약 조조가 황제를 폐하고 스스로 제위를 탐했다면, 업적은 남아도 명성은 땅에 떨어졌을 것이다. 조조는 생전에 황제의 자리에 오르지 않았다. 그는 먼저 위공(魏公)에 봉해졌고, 이후 위왕(魏王)으로 승격하면서 황제에 준하는 귄력과 특권을 누렸다. 이는 후한의 제도를 서서히 무력화시켰고, 자신의 아들인 조비가 최종적으로 황위를 찬탈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점진적인 과정이었다. 조조는 급진적인 황위 찬탈이 가져올 명성의 손실과 반발을 경계하며, 신하로서의 명분을 죽을 때까지 유지함으로써 후대에게 '정당한' 제위 찬탈의 길을 열어주었다. 역사는 실질적 기여와 내면의 깊이를 함께 갖춰야 진정한 리더로 기억한다.
28 사람의 마음은 알기 어려우니, 신뢰하되 경계하라 - 사람을 보는 관심법(본문 302쪽)
"사람의 마음은 측량하기 어렵고, 남을 경계하는 마음은 없어서는 안 된다." - 삼국지 전체 맥락 중에서
삼국지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의 배신과 모략, 신의와 오해가 얽히는 복잡한 인간관계를 꿰뚫는 말이다. 신뢰는 관계의 시작이지만, 맹목적인 믿음은 위기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조조는 한번 불신이 생기면 아무리 유능한 신하라도 가차 없이 제거해 버렸다.
사마의는 동맹을 맺거나 부하를 중용할 때, 항상 그 사람의 배경, 성격, 감정적 반응까지 철저히 분석하고 판단했다. 그는 능력 있는 장수 장춘화의 직언을 존중하는 듯하면서도, 항상 자신의 아들 사마사, 사마소와만 전략을 나누며 실권을 사적으로 집중시켰다. 관계가 아니라 동제 가능한 체계만이 안전을 담보한다는 철학을 지녔다.
진시황은 수많은 명장들과 책사들을 등용했지만, 그들을 결코 '가족처럼' 대하지 않았다. 심지어 태자 부소는 총명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장군들과 백성들 사이에 인망이 높았지만, 진시황은 그것이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여, 그를 변방으로 보냈다. "멀리 두되, 배반하지는 못하게 하라." 이것이 진시황의 명령이었다. "법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오늘의 충성이 내일의 야심으로 바뀐다." - 진시황은 사람을 믿지 않은 것이 아니라, 사람의 변심과 욕망을 믿지 않았던 것이며, 이는 진시황의 원칙이었다.
29 한 사람이 조직 전체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 마초와 관우의 사례(본문 313쪽)
"한 사람이 관문을 지키면, 만 명도 열 수 없다."- 삼국지 전체 맥락 중에서
<<삼국지>>에서는 위기의 순간, 자신을 던질 수 있는 한 명의 존재가 전체의 운명을 바꾸는 사례가 자주 등장한다.
조조의 이간책에 말려 패배한 마초(馬超)는 유비에게 귀순한 후, 촉한을 위해 헌신했다. 그는 촉나라의 변경 깊은 곳 협곡으로 통하는 좁은 관문에서 위나라의 진입로를 혼자 막아내며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낸 장수였다.
촉한의 장수 관우가 '화용도'를 지키는 장면과도 연결된다. 제갈량은 조조의 퇴로를 미리 예측하고 그중 가장 험준하고 좁은 협곡인 화용도에 관우를 배치한다. 관우는 과거 조조가 그를 포로로 잡고도 장군으로 예우하며, 명마인 적토마를 하사하고 의식주를 극진히 챙김으로써 은인을 자처한 기억으로 괴로워한다. 관우를 마주한 조조는 죽음을 직감했지만, 관우는 오랜 침묵 후, "조승상, 이 길을 지나시지요. 오늘은 옛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조조는 그날 밤 살아 돌아갈 수 있었다. 관우의 이 선택은 인간의 의리를 보여준 감동적인 장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삼국의 향후 판세를 바꾸는 결정적인 실수로 기록되었다. 조조는 살아남아 북방을 재정비하고 위나라의 패권을 강화하는 데 성공한다. 세월이 흐른 뒤, 관우는 형주를 지키며 위와 오를 견제하던 중 조조와 손권의 동맹으로 인해 형주에서 패배하고 아들 관평과 함께 손권의 명으로 처형당한다.
마초와 관우의 사례는 조직 안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의사결정을 내리는 단 한 사람이야말로,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을 만든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누구에게나 선택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30 리더는 전통적 지혜와 창의적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 - 손자, 손빈 병법의 사례(본문 321쪽)
"장수가 되려면 손무처럼 병법을 쓰고, 손빈처럼 전략을 짜야한다." - 삼국지 전체 맥락 중에서
손무(孫武)는 중국 춘추시대(기원전 6세기경) 오나라에서 활동한 고대 최고의 병법가이자 <<손자병법>>의 저자이다.
손무의 전쟁 전략의 핵심
1) 전쟁의 본질은 속임수다. 2)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상이다. 3) 지형과 시기를 활용하라. 4) 리더십은 병사의 심리를 이해하는 것에 달려 있다. 5) 정보전과 첩보의 중요성
손무는 초나라와의 전쟁 시, 초나라 군의 방심과 자만을 노렸다. 초나라는 강대한 전략을 믿고, 오나라의 공격을 얕보았다. 손무는 이틈을 놓치지 않고, 일부 병력을 미끼로 정면에서 초군의 관심을 끌도록 배치해 두고, 본진은 좁고 험한 협곡을 따라 움직였다. 병사들의 짐을 줄이고, 야간에만 이동하게 하면서 며칠간 은밀한 행군을 계속하여, 초나라 군의 배후에 도달했다. 이 기습은 완벽한 성공이었다. 지형 분석과 전술적 창의성, 철저한 기획이 이룬 병법의 승리였다. 그는 오나라 3만의 군대로 천리 길을 달려 대국으로 깊이 들어가 다섯 번의 전투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적은 수의 군사로 많은 기적을 창조했다. 손무는 왕 앞에서도 규율의 원칙과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한 나라의 군을 이끄는 일관성과 원칙을 증명해 냈다.
손빈(孫臏)은 원래 위나라의 인재였지만, 동문이자 경쟁자였던 팽월의 시기 모함을 받아 무고한 처벌을 받았다. 팽월은 손빈을 질투해 무릎뼈를 도려내는 형벌을 받게 하여, 더 이상 전장에 설 수 없게 했다. 그러나 제나라에서는 그의 재능을 높이 사 군사로 중요했다. 이후 그는 팽월과의 전투에서 승리를 이끈다. 손빈은 유명한 군사 전문가로 <<손빈병법>>의 저자이다. 특히, 계릉전투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요격전으로, 손빈은 이 전투에서 실제 공격의 허점을 피하면서 위나라를 포위하고 조나라를 구하는 전법을 창조했다. 군사적으로 적을 유인하는 모범이 된 전투로 기록된다.
"장강의 물은 끊임없이 동쪽으로 흘러가며, 그 속에서 영웅들의 업적은 사라진다." - 에필로그 (본문 348쪽)
위 구절은 <<삼국지연의>> 서문에서 나관중이 삼국지 영웅들을 회고하며 쓴 문장이다. 장간의 끝없이 흐르는 물결은 시간의 흐름과 역사의 변화를 상징한다. 수많은 영웅들이 나타나고 사라졌으며, 그들이 남긴 전쟁과 영광, 패배와 한(恨)은 도도한 물결 속으로 스러져 갔다.
조조는 야망을 위해 끝없는 전쟁을 벌였다.
유비는 덕을 쌓아 민심을 모았다.
손권은 강남에서 해상 왕국을 세웠다.
제갈량은 북벌에 모든 생을 걸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의형제인 유비, 관우, 장비의 돈독한 우애와 의리, 최고의 책사인 제갈량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삼국지>>의 최고의 영웅은 중국을 통일한 조조가 아닐까? 물론, 조조에 대한 평판이나 생각은 각기 다를 수 있지만.
<<삼국지 인생 공부>>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나관중이 <<삼국지>>에서 전한 무상의 메시지와 다르지 않다. '모든 것은 변하며, 영원한 것은 없다'라는. 권력, 명성, 부와 젊음, 순간의 감정조차도 흐르는 세월과 함께 덧없이 흘러가고, 21세기 평범한 우리 역시 유한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어느 순간,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들의 생각과 발자취마저 우리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 간다.
그러나 나관중이 설파한 이 무상함은 그냥 무너져 내리는 허무가 아니다. 그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각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되묻고 있다. <<삼국지>> 등장한 이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교훈은 '자신이 설 수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것'임을 마음속 깊이 새겨두며, <<삼국지 인생 공부>>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