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사람이랑 안 친해져도 괜찮아요》를 읽고
식당에서 혼자 밥 먹는 게 익숙해질 무렵, 문득 ‘나는 왜 이렇게 외로운 걸까’ 하는 생각이 밀려왔습니다. 사무실엔 50명이 넘는 동료가 있었지만, 정작 내 이야기를 할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때 제 책상 위에 놓인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김대호 아나운서의 《회사 사람이랑 안 친해져도 괜찮아요》. 제목만으로도 위로가 되었지만, 진짜 변화는 책을 펼치고 나서 시작되었습니다.
김대호 작가는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외로움은 나를 혼자 있는 법으로 이끌었다. 그 덕분에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저는 지금껏 외로움을 ‘고쳐야 할 결핍’으로만 여겼거든요. 친구가 많은 사람이 성공한다는 말, 네트워킹이 경쟁력이라는 조언, 혼자 밥 먹는 사람은 이상하다는 시선… 그 모든 메시지가 제 외로움을 더 깊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김대호 작가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외로움은 피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나를 만나게 해주는 ‘선물’이라고요. 혼자 있는 시간이 없으면,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 수 없다고요.
그날 밤, 저는 처음으로 외로움을 도망치지 않고 마주했습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위로를 넘어서, 직장인의 외로움을 정확히 짚어낸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매일 사람들과 부대낍니다. 회의실에서, 식당에서, 메신저로, 이메일로. 그런데 이상하게도 외롭습니다. 왜일까요?
김대호 작가는 그것을 ‘표면적 연결’이라고 표현합니다. 업무적 대화는 많지만, 진짜 나를 드러내는 순간은 거의 없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동료들과 커피를 마시면서도, 제 진짜 고민이나 두려움을 꺼내지 못했어요. ‘너무 무겁게 보이면 어쩌지’, ‘이해받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죠. 그렇게 관계는 쌓이지만, 마음은 점점 더 텅 비어갔습니다.
그러다 깨달았습니다. 외로움의 진짜 원인은 ‘친한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나 자신과 친하지 않아서’라는 걸요.
책을 읽고 나서, 저는 작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실천을 시작했습니다.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작은 습관부터요.
퇴근 후 집에 가는 길, 이어폰을 빼고 걸었습니다. 처음엔 어색했어요. 주변 소음이 신경 쓰이고, 생각이 산만해졌죠. 하지만 일주일쯤 지나자 달라졌습니다. 걸으면서 오늘 하루를 곱씹게 되더라고요. ‘오전 회의에서 왜 그렇게 불안했을까’, ‘점심때 동료의 말이 왜 마음에 걸렸을까’ 같은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김대호 작가는 이를 ‘내면 대화’라고 부릅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내 감정과 대화할 여유가 생긴다는 거예요. 그 대화 속에서 나를 이해하게 되고, 타인의 시선에 덜 흔들리게 됩니다.
저는 작은 노트를 하나 샀습니다. 매일 밤, 단 세 문장만 적기로 했어요.
- 오늘 느낀 감정 하나
- 그 감정이 생긴 이유
- 내일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오늘은 허탈했다. 기획안이 또 반려됐기 때문이다. 내일의 나야, 괜찮아. 이건 네 가치의 문제가 아니야.”
처음엔 쑥스러웠지만, 한 달쯤 지나자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제 감정 패턴이 보이기 시작한 거예요. 저는 거절당하는 걸 극도로 두려워하고, 그래서 먼저 다가가는 걸 꺼렸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 깨달음만으로도 관계 맺기가 조금 편해졌어요.
김대호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감정을 기록하는 건 감정을 통제하는 게 아니라, 감정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정확한 표현이었습니다.
저는 매주 금요일 밤, 일주일을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이번 주, 나는 어떤 순간에 성장했을까?”
거창한 성과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월요일, 동료의 농담에 억지로 웃지 않았다’, ‘수요일, 혼자 점심 먹으면서 새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같은 작은 순간들도 성장입니다.
외로움을 버텨낸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에요. 그 버팀목이 쌓이면, 관계는 저절로 깊어집니다. 억지로 친해지려 애쓰지 않아도, 진짜 나를 아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다가오게 되더라고요.
《회사 사람이랑 안 친해져도 괜찮아요》를 읽은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지금도 저는 가끔 외롭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두렵지 않아요. 외로움은 제가 나 자신과 대화해야 할 시간이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그 시간 속에서 저는 진짜 제가 원하는 걸 발견하고, 진짜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김대호 작가의 말처럼, 외로움은 우리 모두의 그림자입니다. 하지만 그 그림자 속엔 진짜 나를 찾을 단서가 숨어 있어요.
“혼자여도 괜찮다”는 믿음이 결국 당신을 더 단단하게 만듭니다. 외로움을 성장으로 바꾸는 중입니다. 당신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