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뼈대

들어가며

by 구포국수

미국의 뼈대 - 들어가며


내가 미국을 처음 방문했던 것은 간부시절에 실리콘 밸리 인근의 산호세였다. 시차 극복도 안 된 상태에 주재원이 우리 출장자들을 데리고 갔던 곳은 한 중국 식당이었다. 그때 나는 무의식 중에 짜장면을 주문했다. 잠시 후 대야 만한 큰 그릇에 담긴 짜장면이 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너무 큰 사이즈에 내가 당황하자, 주재원은 먹을 수 있는 만큼만 먹으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해 주었다. 나는 그때 미국의 엄청난 스케일을 처음 느꼈다. 그리고 미국인들의 덩치는 엄청난 식사량과 칼로리에 근거한다는 것을 내 눈으로 확인했다.


우리 출장자들은 당시 세계적으로 붐이던 벤처 투자펀드들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서부를 방문했다. 우리는 영화에서 봤던 인(INN) 같은 곳에서 묵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토스터에 잼을 발라 먹으면서 커피를 마셔야 했던 것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아침은 그렇게 해결했다. 미국에 첫 방문이라 총기 사고 등 선입견도 있었지만, 출장 기간 중에는 그런 상황을 접할 기회는 없었다.


그 이후 내가 미국에 정기적으로 출장을 갔던 것은 금융팀장이 된 뒤였다. 금융팀장은 회사의 경영상황을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널리 알리는 역할도 수행해야만 한다. 그래서 나는 최소 일 년에 3번은 해외 IR을 다녔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동남아(홍콩과 싱가포르 등)의 3개 권역을 IR 부서 직원들과 권역당 일주일 정도 출장을 다녔다. 3년간 금융팀장을 하면서 미국도 매년 동부와 서부의 주요 금융도시를 다녔던 소중한 경험을 했다. 그리고 나는 2010년 미국지사의 CFO로 보임을 받아 일 년동안 동부 뉴저지에서 주재원 생활도 짧게 했다.


주재원으로 생활할 때는 가족들이 모두 멋진 주택에 살면서 인근 도시를 관광하기도 했다. 여름휴가에는 3,000마일이라는 먼 거리를 패밀리카로 왕복하며 미국의 끝 키웨스트까지 갔다. 출장으로 다녔던 미국과 주재원으로서 느낀 미국은 달랐다. 그러면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곳인지 궁금해졌다. 그러나 좋은 일로 나는 주재원을 일 년 밖에 하지 못하고 조기에 귀임했다. 그래서 거대한 미국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던 것이 늘 아쉬웠다.


일본에 이어 미국은 내가 일 년 동안 직접 살았던 곳이다. 게다가 미국은 가족과 같이 생활을 했기 때문에 좋은 추억들이 많다. 크고 강한 미국을 일본에 이어 공부하는 시간을 보냈다. 미국의 50개 주 개관을 꼭 해보고 싶었는데, 그것부터 공부하며 미국의 구석구석에 대한 지리적 감각을 다졌다. 그리고 역사 등 내가 공부하고자 했던 것을 핵심적으로 살펴보았다. 정작 주재원 시절에는 미국을 돌아보지 못했지만, 그때의 아쉬움 때문인지 이번 작업이 나에게는 꽤 의미 있었다. 16년 전 가족들과 즐거웠던 기억도 되살아나 좋았다. 이 브런치 북이 독자들에게 작은 도움이 된다면 기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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