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클라우드 쓸 수 있어요?

어서 오세요.

by 정민

저의 첫 직장 생활은 컨택센터를 구축하는 SI(System Integrator) 기업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콜센터를 포함하여 기업이 고객과의 접점을 통칭하는 컨택센터에 필요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와 같은 IT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원활하게 구축하고, 대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는 기술영업을 담당했습니다. 컨택센터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솔루션은 수십여 개의 소프트웨어와 이를 설치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필요로 했습니다. 그리고 운영 중인 하드웨어가 장애가 나더라도, 원활하게 대고객 서비스를 가능할 수 있도록 이중화가 되어야 했기에,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의 두배 이상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우리가 막연하게 생각하는 컨택센터를 구축하는데 최소 수천만 원에서 수십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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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지식이 풍부하신 분이라면 'VMWare, Hyper-V와 같은 가상화 솔루션을 활용해서 하드웨어를 줄이면 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습니다. 가상화 솔루션을 사용한다면, 1대의 서버가 보유한 성능을 쪼개어 최소 2대 이상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되기에,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기업들은 가상화 솔루션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컨택센터는 장애 포인트를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했기에, 가상화 솔루션이라는 대안은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이후 제 기억 속에 '가상화 솔루션은 사용하면 안 되는 솔루션'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됩니다.


이러한 인식은 새로 이직한 회사에서 엄청난 변화를 맞게 됩니다. 국내 지자체를 포함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드웨어 영업을 담당하게 되었고, 어느 날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국내 어느 구청의 전산 담당자로부터 '우리 관할 동사무소에서 가상화 솔루션을 증설할 예정이며, 견적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게 됩니다. 순간 금기와도 같이 여기던 가상화 솔루션이, 보수적인 IT 환경을 자랑하는 지자체 그리고 동사무소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크게 두 가지의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장의 변화는 굉장히 빠르고, 고객은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IT 기업이 고객보다 더 보수적이다.
4e69524558b32dc59ae9171b8b4ccb4e.jpg 앞서 나가는 동사무소

고객은 빠르게 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해야 하고,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더라도 비즈니스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이로 인해 적극적인 고객은 IT 환경의 변화를 인지하고,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데 두려움을 적게 갖습니다. 반대로 IT 기업은 고객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혹시 모를 장애로 인해 고객의 신뢰를 낮아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새로운 것을 적용하기 개발하고, 투자하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이로 인해 변화는 고객이 그것을 원할 때 시도합니다. 물론 모든 IT 기업이 그렇지는 않습니다.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IT 기업도 많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기업에서 일하며 느낀 점은, 아직도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를 어렵게 생각하고, '고객이 도입하지 않는데 내가 해도 괜찮을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위치를 정하는 것은 정보의 비대칭성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고객이 나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지 않다면, 변화에 적극적일 필요가 없지만, 반대로 고객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변화를 해야 합니다. 지금은 이전과 달리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 IT 기업의 영업사원을 만나야 하거나, 오프라인 세미나를 참석해야 하는 것이 아닌, 인터넷에 널린 자료와 웨비나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며 고객은 나날이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우리 모두가 함께 변화해야 하는 시점이고, 그중 하나의 과제는 클라우드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보유한 IT 기업을 뜻하는 ISV (Independent Software Vendor)가 왜 클라우드를 도입해야 하고, SaaS를 비롯하여 어떻게 클라우드 기반으로 비즈니스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안내하고자 합니다. 지금은 늦지 않았고, 그렇다고 이르지도 않습니다. 어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