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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o Doh Aug 14. 2024

조. 은. 사. 람

기적 같은 행운

 좋은 사람은 태도에서 존중이 묻어나온다했던가, 표정도, 행동도, 말투도.

솔직함을 가장한 무례함이나 영혼 없이 만들어내는 가식이나 거짓이 전혀 없다. 그 진심은 하나하나 고스란히 타인에게 다가간다. 오랜 시간 동안 알고 지낸 지인은 정말 좋은 사람들이다. 조. 은. 사. 람.

타인에 대한 태도가 늘 변함없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 어떠한 대가 하나라도 바라지 않는 진심이 가득한 사람들이다.


 이른 새벽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북섬 오클랜드에서 몇 시간을 달려 도착했다. 그곳은 분명 지상 낙원이었다. 뉴질랜드 북섬 황가레이 항구 북쪽에 위치한 파루아 베이에 숙소가 있었다. 해안가와 펜스 하나로 연결되어 바로 눈앞에서는 광대하게 펼쳐진 바다가 그림 같은 풍경으로 펼쳐져 있었다. 파도 하나 없는 잔잔한 바닷가에는 빈티지풍의 오래된 배 한 척이 정박해 있고 오른편에는 아주 높지도, 아주 낮지도 않은 동네 뒷산과도 같은 마음이 편안해지는 정겨운 산이 바라보고 있었다. 숙소 내 정원 한쪽에는 뉴질랜드 과일인 피조아 열매들이 잘 익은 채 주렁주렁 매달려 있기도 했다. 모든 것들이 완벽했던 천국이었다.

 

  바람 한점 없던 바닷가에서 낚시로 즐거운 한 때를 보냈고 하나부터 열까지 뭐 하나 빠짐없이 준비해 오신 먹거리로 풍성하고 맛있는 음식들을 함께 먹으며  여러 모양으로 살아가는 이런저런 얘기로 나눈 시간들이었다. 아무런 잡념 없이 오롯이 그 시간에 집중하며 즐겼던 순간순간들은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추억을 남겼다.


 몇 년 만에 만나 즐겼던 시간들이었을까, 즐겁지만은 않은 타국생활에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마음만큼은 의지하며 살던 수많은 시간들이 어느새 후루룩 지나가버렸다. 그동안 세 딸들 키우느라 고생했다며 이곳에서는 그저 가만히 앉아 즐기며 누리기만 하라고 그릇 하나 닦지 못하게 있는 힘 껏 말리시던 그 마음이 여전히 그림자처럼 남아있다. 공항 픽업부터 따뜻한 아침 식사로 먹었던 순댓국, 가던 길에 잠시 쉬어 즐기던 멋진 풍경의 바닷가 카페, 왕복 6시간의 운전까지 도맡아 해 주시던 최고의 극진한 대접을 받기만 했던 여행이었다. 무엇보다도 몇 달 전부터 최고의 숙소를 잡기 위해 눈이 빠져라 인터넷을 뒤적거리시며 고심했을 마음결은 세 달이 지난 지금도 역대급 인생 맛집뷰 헐리데이로 안겨주신 고마운 선물로 다가왔다.


살아가면서 좋은 인연을 만났다는 건 기적 같은 행운이다.




Photo by Eunjoo D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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