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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o Doh Aug 08. 2024

항로 변경 30도

나이 오십 넘으니 보이는 것들

 바야흐로 불멍의 때가 다시 돌아왔다.

눈물없는 불멍을 위해 과감하게 화로를 업그레이드했다.


 살아가는데 자꾸만 삶을 버겁게하는 것들, 물질에 대한 소유욕을 위한 소비는 하지않겠다고 굳은 다짐을 한다. 평생 입어도 충분한 옷과 크기와 색깔별로 가득한 가방들, 몇개의 그릇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음에도 차고 넘치는 부엌용품들, 때때로 기분 전환으로 바꿔주던 인테리어용품들, 죽을 때까지 결코 닳지않을 가구들 등 모든 살림살이들에게 뜨거운 안녕을 고한다. 현재 주어진 것만으로도 차고 넘침에 감사하며 살길 간절히 바라며. 반면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들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며 살겠다는 삶의 가치관을 명확히 해둔다. 예를 들면 등산에 필요한 장비들이나 아웃도어 용품들 혹은 삶의 내면을 행복하게 채워줄 수 있는 도구들은  삶의 목적에 부합하는 그 이상의 가치들이 있다.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을 누리고 자연의 품에 안기며 더불어 살고자하는 자에겐 말이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과 삶의 방향이 모두 다를 터 정답없는 인생길에 각자 가고자하는 길로 성실하게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가면 된다. 나이 반백년하고도 한살 더 먹고나서야 방향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산을 기다리고 한주의 모든 것들을 정리하고 쉼을 얻는 불멍을 기다리며 또 한주를 시작한다.

어제의 불멍과 화로에 구워진 숯불구이 그리고 와인 한잔은 더이상 바랄 게 없는 존재들이었다.



4월 셋째주 월요일의 기록





Photo by Eunjoo D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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