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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o Doh Aug 10. 2024

내 사랑 내 곁엔 만두

만두와 딸들

  

  집을 떠나 북섬에 살고 있는 딸들이 집에 올 때면 으레 만드는 음식 몇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만두다. 온 집안 식구가 모두 좋아하다 보니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데도  만드는 시간이 늘 즐겁다.

 한번 만들 때면 거의 백개 이상 만들어 냉동실에 보관해 놓고 즐겨 먹는다. 마치 다람쥐가 한꺼번에 볼주머니가 터지도록 도토리를 집어넣는 것처럼 많은 양을 한꺼번에 만들어 저장한다. 한번 만두소를 만들 때 양껏 만들어놓고 마음을 비운 채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보며 세월아 네월아 만들면 그만이다. 그러면 만둣국이나 군만두 등 생각날 때마다 꺼내 금방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 한번 잠깐 고생하는 게 훨씬 이득이다.

 무언가 떠오르게 만드는 맛이나  때로는 갑작스레 콧속으로 스며드는 기억의 향들은 순식간에 옛 시간으로 되돌리곤 한다. 그 찰나의 행복이 스며드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다.

 

 둘째 딸은 몇 가지의 엄마표 음식을 맛있게 먹고 며칠 만에 다시 떠났다. 둘째가 맛있게 먹으니 멀리 떠나 있는 큰딸이 또 눈에 아른거린다.


  부모는 영원한 자식들의 따뜻한 집이 되어주길 바랄 뿐이다. 아주 포근한.


 * 살짝 두른 오일에 물을 조금 넣고 뚜껑을 닫은 채 중불에서 구워내면 그야말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만두를 즐길 수 있다. 곁들여 잘게 자른 셀러리 잎사귀를 함께 먹으면 고기가 들어있는 약간의 오일리한 군만두에 신선한 야채의 상큼함이 더해져 훨씬 감칠맛이 느껴진다.




Food Styling & Photo by

Eunjoo D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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