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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스무비 Jan 18. 2022

조악함에 놀라고 무성의에 한탄스러운 ‘스피드:레이스1’

[리뷰] 조악함에 놀라고 무성의에 한탄스러운 ‘스피드: 레이스 1’

레이싱 영화 ‘스피드: 레이스 1’이 개봉 소식을 전했다. 배우 주걸륜이 약 164억원을 투자하며 제작을 맡아 화제가 된 작품이지만, 거액의 투자금은 모두 자동차 광고를 만드는데 사용된 듯 하다.

영화 '스피드: 레이스 1' 스틸. 사진 영화사 오원


레이싱 게임 세계 랭킹 1위 잭. 게임 안에서는 누구보다 빠르고 전략적인 그는 사실 현실에서는 단 한 번도 도로 위를 멋지게 달려보지 못했다. 그런 잭과 달리 리그 최초 여성 프로레이서로 활약하고 있는 릴리. 그는 한때 전설이었던 팀 라이온스의 부활을 꿈꾸지만, 무리한 경기를 펼치다 부상을 당한다. 자신을 대신할 레이서를 찾던 릴리는 잭을 팀에 영입하고, 잭은 실제 레이싱 경기에서도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훈련을 이어간다.

영화 ‘스피드: 레이스 1’은 아스팔트 위에서는 제대로 달려본 적 없던 레이싱 게임 세계 랭킹 1위 잭이 한때 전설이었던 레이싱팀 라이온스에 우연히 합류하면서 팀의 승리를 위해 함께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배우 조우녕과 쿤링, 주걸륜, 범일신이 주연을 맡았다.

영화 '스피드: 레이스 1' 스틸. 사진 영화사 오원


104분 동안 이어지는 자동차 광고다. 긴 시간 극장에 앉아 있었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빗물 사이로 힘차게 모습을 드러내는 멋진 자동차의 모습뿐이다. 164억 원이라는 막대한 투자금이 투입됐다고 하지만, 그 흔적은 어딜 찾아봐도 없다. 연출부터 연기, CG, 이야기까지 영화의 모든 부분이 조악하고 허술하며 우악스럽다.

먼저 영화는 과거 일본 소년 만화에서 유행했던 이야기 구성을 그대로 가져왔다. 한때 잘나갔지만 팀원의 배신으로 슬럼프에 빠진 과거 1인자,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었지만 결국 영웅의 조력자로 전락한 여성 레이서, 한 번도 실제 트랙을 경험한 적 없었지만 단숨에 1위를 차지한 천재 소년까지. 진부하다 못해 고루하다 느껴지는 설정이 대단한 양 그려진다.

연출과 연기의 조악함은 놀라울 따름이다. 드문드문 펼쳐지는 자동차 CF가 그나마 눈길을 끌지만, 그 외 장면에서는 성의라고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허술함이 돋보인다. 오마주보단 표절에 가까운 영화 ‘분노의 질주’를 그대로 따온 연출은 특히 그러했고, 억지로 몰입하려는 배우들의 표정과 몸놀림은 안쓰러울 지경이다.

영화 '스피드: 레이스 1' 스틸. 사진 영화사 오원


요컨대 무엇 하나 좋게 봐줄 수 없는 작품이다. 50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한다면 그나마 신선함에 점수를 줄 수 있었겠다. 레이싱을 소재로 하면서도 속도감이나 짜릿한 쾌감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만에 하나 이 영화를 선택할 관객들을 위해, 살신성인의 마음으로 영화를 끝까지 관람하고 리뷰를 쓰고 있는 현재가 자랑스러울 뿐이다.


개봉: 1월 20일/ 관람등급: 12세이상관람가/감독: 진혁선/출연: 조우녕, 쿤링, 주걸륜, 범일신/수입·배급: 영화사 오원/러닝타임: 104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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