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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by 나야

수학문제를 풀던

중학생 딸이

화딱지가 나서 못하겠다며

대(大) 자로 뻗어버렸다.


삼각형의 개수를 찾는 문제에서

정답이 '60'인데

암만 찾아도 58개 밖에 안 보인다며

두 시간 넘게 매달리다

눈이 썩었다고

골을 냈다.


지켜보던 나는

50년 넘게 헤매도

답이 안 나오는 과목이 있더라

목구멍까지 올라온 그 말을

용케도 참고

옆에 드러누웠다.


네모난 천장을 반으로 접으니

숨어있던

나머지 삼각형 2개가 나왔다.


그렇다고 지금

어설프게 답지를 보여줬다간

시퍼런 꼭짓점에 찔리지 싶어

조용히 내 몸을 접어

씩씩대는 삼각뿔을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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