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가지 단어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언어
브랜딩을 업으로 삼았다는 말을 하면 건의 '필수 질문1)' 처럼 친구들이 묻는다.
"요즘 인스타나 틱톡에서 유행하는 챌린지, 너네 브랜드는 왜 안 해? 이런 게 마케팅 아니야?"
나도 이 일을 업으로 삼기 전에는 시대의 유행을 따르는 게 마케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이 두 개가 뭐가 다른 거냐고 물어본다면, 예전의 나는 "...모르겠다"고 말했을 것이다.
마케팅과 브랜딩, 누군가 이 두 개를 명확하게 구분 짓는다면 그건 그 사람의 언어일 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이 두 단어에 대한 나의 언어로 정리다.
어머니가 운영하던 한식당을 리브랜딩한 경험이 있다. 어머니에 대한 팬심이 들어갔겠지만 음식도 너무 맛있었고, 자리도 나쁘지 않았는데 장사가 그렇게 잘되지 않았다. 이럴 때 우리는 무엇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마케팅 좀 해! 리뷰 체험단도 좀 부르고..." or "브랜딩을 다시 해야 하는 거 아냐?"
아마 대부분은 전자를 말할 것이다. 그럼 나는 물어볼 것이다. 무엇을 마케팅해야 하는데? 난 그 마케팅을 위한 무엇을 만들어내는 것이 브랜딩이라 생각한다.
내가 맡은 일은 이랬다. 어머니의 가게 이름은 "진뚝닭", 진한 뚝배기 닭한마리였다. 이 브랜드를 보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뚝닥뚝닭...일단 이름이 매우 기억에 남기는 한다. 하지만 무엇을 파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부제목을 보면 닭한마리 전문점이겠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가게의 부제목까지 읽을 시간은 없고, 우리 가게의 대표 음식은 점심 메뉴로 출시한 삼계탕과 갈비탕 그리고 닭볶음탕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이 브랜드의 네이밍에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진뚝닭의 네이밍을 "진심과 뚝심을 담습니닭"으로 풀어냈고, 우리의 대표 메뉴를 진심 세트(삼계탕+김치전), 뚝심 세트(갈비탕+김치전), 그리고 닭볶음탕과 닭한마리를 저녁 메뉴로 풀어내 타깃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아들의 장난은 어머니의 가게를 리브랜딩하기 시작했다.
적은 비용으로 이 브랜드를 테스트하기 위해, 간판을 바꾸기 전 배달 앱을 통해 가게를 등록하고 리브랜딩된 이름과 메뉴로 영업을 시작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1달 만에 배달 매출이 홀 매출을 배달 매출이 잡아내더니, 2달 만에 지역 한식 카테고리 1등이 되었다.
그래서 가게의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손님의 출입구에는 "진심과 뚝심을 담습니닭"이라는 팻말을 세워두고, 곳곳에 진심과 뚝심을 어필하고 메뉴 이름에도 넣기 시작하니 손님들도 재밌어했다. 그리고 마케팅을 하기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리뷰 체험단과 검색 광고 마케팅. 그 결과 일반 손님들의 바이럴까지 이어져, 연예인들이 찾아오는 음식점이 될 수 있었다.
만약 제대로 정체성을 잡지 않고 마케팅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무엇을 알려야 할지..를 우리도 모르는데.아무리 이분야 전문가인 블로거들도 모르지 않을까. 그렇기 산재된 키워드로 우리의 마케팅 비용은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대부분의 가게처럼 마케팅 업체를 탓하며 폐업을 하지 않았을까.
세스 고딘은 책 『마케팅이다』에서 이렇게 말했다. "요즘의 마케팅은 지름길을 찾는 일을 그만두고, 멀지만 유효한 길을 끈질기게 걸어가는 것이라고. 본질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잠시 멈춰 우리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이게 누구를 위한 일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보라고."
나는 이 본질이 브랜딩이고, 이 본질을 우리 내부적으로 그리고 외부로 알리는 것이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음식의 맛과 메뉴의 본질은 그대로였다. 서버도 사장도 그대로였고, 단지 이 음식이 '무엇'인지, 이 공간이 누구를 위한 공간인지를 우리 스스로 정의 내렸을 때, 소비자의 경험도 우리의 매출도 상승했다. 이 일을 하면서 어떤 일을 할 때, 기획과 브랜딩의 중요성을 여실히 깨달았던 것 같다.
기획과 브랜딩 없이 덜컥 시작하는 당신, NEVER 기·브·업.절대 포기하지 말되, 준비 없이 시작하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