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연습
나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시아버지와 함께 사는 아내입니다.
어렸을 때, 고민이 길어지면 일기를 쓰곤 했어요.
무엇이 문제였는지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지요.
아이들이 조금씩 자라고 나서부터는,
계속해서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왜일까, 생각해보니—
통제되지 않는 삶을 십여 년간 살아오면서
복잡하게 얽힌 내 삶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무의식 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조금의 여유가 생긴 지금,
한쪽 구석에 밀어두었던 ‘나’를 조심스레 꺼내보기로 했습니다.
그 첫걸음이, 이 글입니다.
“오늘 저녁은 뭘 먹지?”
“이번 여행은 어디로 갈까?”
이 모든 질문 앞에서,
내가 가장 먼저 고려한 건 언제나 가족이었습니다.
나이차가 많이 나는 첫째와 둘째,
성별이 다른 둘째와 셋째,
함께 살고 있는 시아버지와 남편까지.
모두가 만족할 수 없으니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며, 최선의 선택을 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언제나 맨 마지막 순위였습니다.
사소한 문제부터 커다란 문제까지,
‘나’를 제외한 의사결정은 점점 당연해졌고
결국 나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 생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내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도 잘 몰랐고,
별것 아닌 일에 서운해지고
혼자 있을 땐 이유 없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어요.
이제는
소소하지만 소중한 나의 일상,
바쁜 하루 속에서도 놓치지 않고 싶었던 나의 감정,
그리고
나를 이해하고, 나로 살아가는 연습을 위한 기록을
조용히 써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