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 1화

더 슬픈 사람들로부터 받는 위안

by 브루누

남들은 다 봤다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 를 이제야 본다. ('25.06.14. 토요일 아침)

여러번 시도는 했었으나, 바쁘다는 핑계로 잘 못봤는데 1화부터 다시 보는데 드라마가 참 섬세하다.


여러 세상의 사람들이 나오는 것 같다. 평범한 세상, 조금 더 슬픈 세상에 사는 사람들.


'박동훈(이선균 분)'은 슬픈 세상에 사는 사람 같다. 건축 사무소에서 일하고 한 때는 '설계' 부문에서 일을 했었던건지, 사무실에서 과거 도면을 설계하던 모습을 회상한다. 지금은 다만, 안전진단3팀에서 부실한 건물의 재건축 승인을 위한 안전등급 D 등급을 받는 , 어찌보면 그로서는 다소 영혼이 없는 일을 하고 있다.


가족의 형편은 어렵다. 형(상훈)은 22년 직장 생활을 했지만 직장에서 정리해고 당하고 퇴직금을 사업을 하다가 날려먹었고 지금은 백수다. 동생(기훈)은 영화 감독 준비를 하는 듯 한데 한번도 시나리오가 받아들여지지 않은듯 하다. 그리고 노모가 계신다. 노모의 집은 동훈이 융자를 껴서 사주었다. 동훈은 가족들을 나름 부양하는 듯하면서도 자신은 유일한 제대로 된 직장에 다니는 둘째로서, 결혼도 하였지만 변호사 와이프와는 데면 데면 하는 사이인 듯하다. 아니 데면데면이 아니라, 실은 자기 회사 후배인 대표이사와 연인 관계이다. 동훈과 와이프는 슬하에 자식이 하나 있으나, 형식적 결혼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더 슬픈 세상에 사는 사람이 나온다. 지안(아이유)은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호하고 있다가 요양원 비용을 낼 수 없어 할머니를 집에 데리고 온다. 지안은 동훈과 같은 회사에서 파견직으로 일하고 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남은 음식을 몰래 싸와서 집에서는 회사에서 몰래 빼 온 '믹스커피'와 먹는다. 믹스커피와 더불어 1화의 배경은 한 겨울. 한 겨울임에도 지안은 발목 양말에 목이 짧은 컨버스 단화를 신고 나온다. 지안을 가장 어렵게 하는 것은 빚이다. 사채업자로부터 빚에 독촉당하고 있고, 늘 사채업자가 집에 와서 이자를 걷어간다.


슬픈 세상, 더 슬픈 세상. 그리고 평범한 세상에 사는 사람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섬세하게 비춰주면서 내 인생과도 한번 비춰보게 된다. 나는 ? 30대 중반의 나는 '나름'은 슬픈 세상에 속해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보다 더 슬픈 세상에 사람들을 보며 약간의 위안을 받는다.


'슬프지 않다'고 생각할때는 슬픈 컨텐츠를 보면 축 쳐지는 것 같아 손이 가지 않았다. 다만 내가 조금 슬픈 처지에 놓이게 되니, 나보다 더 슬픈 세상을 바라보며 위안을 받는건 어찌보면 사람이라는 게 자신보다 조금 더 못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보고 안심, 위안,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고 '상향' 비교를 하면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하향' 비교를 하면서 기분이 나아지는, 그런 생존에 최적화된 감정이 드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