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여행기 4) 양곤 강남 사람들의 해맑은 미소는 지켜질까?
‘미얀마’의 수도는? 아마 대부분 사람들의 답은 ‘모른다’ 일 것이다. 나 역시 몰랐다.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버마’와 ‘랭군’을 짝지어 기억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버마’는 ‘미얀마’의 옛 국호이다. 1989년에 신군부가 다수 민족인 ‘버마족’의 나라가 아닌 135개 민족 전체를 통합한다는 명분으로 ‘미얀마 연방 공화국’으로 개명했다.
‘랭군’은 ‘분쟁의 종식’을 뜻하는 말로 현재 ‘양곤’이라고 불린다. ‘양곤’은 ‘랭군’의 영어식 표현이다. 양곤은 ‘아시아의 진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도시 전체의 80% 이상이 녹지, 나무, 숲으로 뒤덮여 있어 ‘숲의 도시’이기도 하다. 그리고 인구도 약 700~750만 명에 육박하는 미얀마 제1의 도시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행정, 경제, 교육의 중심지이다.
그렇다면 ‘양곤’이 미얀마의 수도일까? 정답은 과거에는 수도였으나, 현재는 아니다이다. 2005년 양곤에서 네피도(Naypyidaw)로 수도를 옮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미얀마를 대표하는 도시는 양곤이다.
양곤은 당초 60만 명 정도가 거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계획도시였다. 그런데 그보다 10배도 넘는 700여만 명이 살고 있으니 도시는 점점 팽창하고 있다. 그러면서 양곤강 남쪽 강남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양곤강에 놓인 다리가 거의 없다 보니 주로 배로 양곤강을 건너야 한다.
현재 강북과 강남의 모습은 전혀 다르다. 1960년대 서울 강남이 개발되기 전 모습과 비슷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다리가 놓이고, 강남이 개발된다면 양곤의 강남도 현재 서울의 강남처럼 번화할 수 있지 않을까?
정기 여객선 안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달라 타운십은 양곤 다운타운가에서 양곤 강 맞은편 남쪽 강기슭에 위치해 있지만 완전 시골 모습 그대로였다.
“이곳에 땅 사두면 대박 나겠네. 가이드 땅 좀 사놨어?”
“외국인도 땅을 살 수 있나?”
한국인들답게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
그렇지 않아도 양곤 시내 역시 부동산 폭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이미 다리 착공 소식이 들리자 투기 열풍이 휩쓸고 가기도 했다고 가이드는 현지 소식을 전한다.
그러나 가이드는 두 가지 면에서 한국인들의 강남땅 투자는 어렵다고 했다. 첫째는 외국인은 땅을 살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방법은 있다고 했다. 현지인 명의로 땅을 사는 방법이라고 했다. 실제 미얀마 현지 거주하는 교민들 중에는 현지인들 명의로 땅을 사기도 했다고 한다. 다만 나중에 분쟁이 생길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했다.
그런데 명의 문제보다 더 큰 것은 미얀마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얀마 정부는 군부독재의 잔재가 남아 있어서 정부가 개발에 들어가면 토지를 강제 수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땅을 샀다 하더라도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 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양곤 강남 지역 사람들에게 개발은 어떤 의미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비록 가진 것 없어도 해맑게 이방인들을 향해 손 흔들어주는 모습을 간직하며 사는 것이 더 좋은 것인지? 서울 강남처럼 번화한 도시로 개발되는 것이 좋은 것인지? 그런데 분명한 사실은 서울 강남의 원주민들이 과연 현재 강남의 주인인가라는 질문에 거의 대부분은 아니오가 답이라는 점이다.
양곤 강남이 개발될 때 지금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삶의 터전을 잃고 또 외곽으로 밀려나 살 수밖에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수도 시설도 생기고, 도시 인프라도 갖춰져서 더 나은 삶을 살아야겠지만 그 과실을 투기꾼이 아닌 현재의 주민들이 누리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미얀마 정부에 기대한다면 내가 너무 순진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