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와 유튜브에서 배운 일본 패션 ― 화면 너머의 교과서
후루츠(FRUiTS)라는 잡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거리에서 만난 젊은이들의 스냅 사진을 모아 놓은 잡지였는데,
일본 패션을 떠올릴 때 나는 늘 그 이름을 먼저 떠올린다.
책이나 라디오처럼 조금은 오래된 매체, 아날로그의 냄새가 나는 것들.
나에게 일본 패션의 첫 인상은 그렇게 종이 위에서 시작됐다.
일본에서도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에는 잡지가 거의 전부였다.
몇 장의 사진, 짧은 글이 그 시대의 교과서였다.
나는 잡지를 펼쳐놓고 그 안의 스타일을 따라 하면서 패션이란 걸 배웠다.
지금도 일본 패션·뷰티 잡지는 끊임없이 발간되고, 부록이 동봉되는 경우도 많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 부록 때문에 잡지를 사기도 했다.
가방이나 파우치 같은 작은 물건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브랜드의 감각이 나를 끌어당겼다.
잡지는 후루츠만 있었던 건 아니다.
뽀빠이(POPEYE) 같은 잡지는 지금도 건재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 안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배웠다.
잡지 속 모델이나 연예인의 옷차림은 곧바로 트렌드가 되었고,
인터넷이 등장하면서는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들이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어떤 때는 평범한 대학생의 길거리 사진 한 장이 잡지 화보보다 더 큰 울림을 주기도 했다.
그러다 시대가 또 바뀌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우리는 더 이상 잡지만 바라보지 않아도 됐다.
런웨이 영상, 브랜드 다큐멘터리, 거리 인터뷰까지.
화면 너머에서 디자이너가 직접 전하는 말들을 들을 수 있었고,
그 순간 패션은 단순히 ‘이미지’가 아니라 살아 있는 목소리로 다가왔다.
최근 나는 다시 잡지를 본다.
특히 유니클로 매장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매거진이 의외로 재밌다.
돈을 주고 산 것도 아닌데, 심심할 때 한두 페이지 넘기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유니클로에 관심이 있다면 그 무료 매거진부터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고 싶다면 『매거진 B』의 유니클로 편, 그리고 『유니클로 1승 9패』 같은 책도 추천한다.
잡지를 굳이 읽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책은 글자만 가득해 피로할 때가 있지만, 잡지는 사진과 글이 함께 있어 가볍게 다가온다.
대충 넘기다가도 나중에 다시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을 준다.
그 여유로움이 잡지만의 매력이다.
돌아보면, 나는 잡지 속 부록을 모으던 순간이 가장 즐거웠다.
작은 파우치 하나, 키링 하나에도 브랜드가 추구하는 무드가 담겨 있었고,
그게 내 일상에 스며드는 순간, 패션은 더 이상 멀리 있는 게 아니었다.
그 작은 경험들이 쌓여, 오늘의 나를 만든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