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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을 보세요

부러움과 존경 사이

by 지니샘

하루 하루 감탄한다. 눈을 조금 들기만 해도 조화로운 색들이 내 눈을 꾸며주고 있다. 하나 하나를 뜯어보고 싶게 하고, 전체적인 어우러짐에 취하게 하는 계절이다. 가을, 추워진 날씨보다 호강하는 눈에 초점이 모인다. 어쩜 이럴 수 있을까.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로서 자연을 나는 부러워하고 존경한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색깔로 존재할까 고민하다보면 내가 좋아하는 색깔이 떠오른다. 추구미가 빨강이라 내가 빨강이었으면 좋겠다는 나는 내 스스로가 하나의 색깔인냥 많지 않은 터치로 물들여 버린다. 빨개지게. 어중간한 혼합색 보다는 하나의 쨍한 색이 좋다며 붓을 내려놓다가 시들지 않는 욕심으로 물을 많이 묻혀 이 색, 저 색 칠해본다. 완성된 나보다는 칠해지는 행위에 집중하며. 직접 칠해가고 입혀가는 나에 비해 저기 무언가 눈에 들어온다.


하나라고 해도 무방할만한 색을 손에 쥔다. 뚫어져라 쳐다본다. 언어에 갇혀 일단 내뱉을 수 밖에 없는 나, 초록, 주황, 노랑, 빨강, 갈색, 검정, 고동, 다홍... 사이 사이 스스로를 메우는 색에 말하지도 못한채 빠져든다. 주체적인 그들의 모습에 감히 내 언어로 형용할 수 없는 숭고함을 느낀다. 나의 색색이 이토록 어우러진 적이 있을까.


원하든 원하지않든 얼룩덜룩 칠해질 나라는 존재가 자연을 동경한다. 어떤 날에는 살살 칠해진 색을 풀어내 간행을 펼쳐낼 수 있으면 좋겠다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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