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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산호 Aug 02. 2024

들어가며

들어가며


  나의 공방일지는 작가가 겪은 일을 토대로 쓴 자전소설입니다. 과거 어른들은 내 자식만은 고생 안 시키고 살도록 해야지 싶어서 죽자 살자 공부만 시키려고 했습니다. 그래야만 펜대 굴리며 사는 자식을 만들 수 있었으니까요.

  이런 생각이 가족 이기주의라는 생각은 누구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이 비난받을 일은 아닌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나중에 사회에 많은 실업자를 만드는 데 일조했습니다. 사회에는 꼭 필요한 일이 있고, 누군가가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힘든 일은 누구도 하려고 하지 않으니 급기야 외국인을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경쟁에 뛰어들어, 남이 오르기 전에 내가 먼저 사다리를 타고 고지로 올라가자는 자기개발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좋은 점도 있지만, 모순투성이고 지금 만들어진 모습은 최선의 상태로 보이지 않습니다.

  신체가 있고 혈관에 피가 흐르는 동물인 인간은 수시로 몸을 움직이고 활동하도록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먹고 입고 생활하는 데 필요한 것은 우리의 노동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장수 마을에 사는 노인들은 영양제나 건강보조제를 먹지 않고, 피트니스 다니며 운동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들은 몸을 움직여 힘들게 일하고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밤이면 잠에 곯아떨어집니다. 그들은 미래에 대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습니다. 은퇴라는 것도 없습니다. 우리가 알던 농부나 어부의 모습입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스트레스에 시달리지만 펜대 굴리며 이웃 사람과 물질적인 부를 비교하며 사는 것이 좋을까? 

  작가는 중고주방에서 몸을 움직여 냉장고를 닦고, 트럭에 싣고, 배달하고, 갑자기 철거하러 다니는 동안 정신이 맑아지고 잡다한 생각이나 우울에서 저절로 벗어납니다. 어쩌면 몸을 움직이는 노동이 인간 계통발생의 신체에 더 잘 어울리는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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