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인생의 시작
만 나이 50.
뭔가 시작하기 늦은 나이 같지만 한편으론 뭔가 시작하기 딱 적당한 나이 이기도 한 것 같다.
100세 시대의 딱 절반 50년을 지금까지의 인생을 살았고 또 다른 50 인생을 시작하기에 뭔가 딱 떨어지는 느낌이 드니 말이다.
다른 인생을 시작해 보겠다고 말은 하지만
한 인간이 살아온 관성이라는 게 있는데 다르게 살아지겠냐 마는
새롭게 마음을 먹고 다르게 한번 시도해 보면 이때까지와는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다른 인생의 굴곡을 맛보며 알지 못했던 또 다른 면을 접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간에 적어도 심심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은 든다.
그래서 한번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투잡러의 삶을.
거의 30년을 회사원으로 회사를 위해 일을 했다면 이제는 내가 주인이 되어 나의 회사를 위해 일을 해보려 한다. 회사원으로 있을 때도 내가 회사 주인인 것처럼 일을 하긴 했지만 지나 보니 회사원은 회사원이다. 이 나이에 고용당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들어갈 정도로 힘든 일이기도 하고 나도 짬밥을 먹을 만큼 먹어 누구 밑에서 일을 하며 맞춰간다는 건 쉬울 것 같지도 않고 하여 어쩔 수 없이 내가 주체가 되어 일을 할 수밖에 없다.
실질적인 대표가 되어 회사를 운영한 지 8개월 정도 지난 이 시점에서 나의 심정을 가장 잘 대변하는 말은 "내 맘 같지 않네"이다. 진짜 내 맘 같지 않다. 30년 정도 회사에서 여러 부서를 다니며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한 사람 중에 하나고 웬만한 일에서 오는 충격은 크게 와닿지 않을 것이고 잘 넘길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했고 아마 그럴 것이야 라고 어느 정도 상상도 했고 얘기도 많이 들었고 이럴지 몰랐던 것도 아니지만...
막상 닥치니 타격감이 장난 아니다. 결코 쉽지 않다!
때려치울까? 얼마 벌겠다고 이 나이에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야 하나? 이러다 건강을 해치면 어떡하지? 이 짧은 시간에도 수 없이 많은 내면의 갈등을 겪으면서 지금까지 오고 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일 당장 아무 일도 없을지도 모르지만 시작을 했으니 어쨌든 가야 한다. 언제 스톱이 될지 모르지만...
투잡러로서 하루하루 이렇게 저렇게 좌충우돌하는 내 모습과 경험, 그리고 느낌을 글로 적으며 가로 늦게 새로운 일을 시작한 나 자신을 위로하며 다독이고 싶다. 그리고 나 같은 생각을 가졌으나 아직 시작을 못하는 사람들과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많은 사람들과 공감과 위안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시작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