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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훈 Feb 29. 2024

10년만의 스피커 바꿈기

Elac AS-61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궁금해 하시는 분은 없겠지만 스피커 바꾼 김에 사담을 좀 기록하려 합니다.


저의 오디오 입문은 그냥 남들도 그러듯 불현 듯 다가왔습니다. 대학시절 pc하드웨어와 노래듣는 걸 좋아해서 막연히 전자기기에 관심을 가졌던 시기, pc-fi라는 단어가 나왔고 이 때 무지성으로 구매한 물품이 다인오디오 x12였습니다. 이 작은 소형 북쉘프는 온쿄 - 나드 - 쿼드로 앰프가 바뀔 때도 10여년 간 자리를 지켰는데요. 작은 크기에 호탕한 음색을 보여주어 만족감도 컸고 바꿀 이유를 전혀 느끼지 못했기에 자리를 지켰죠. 무었보다 물건에 대한 애정이 많은 편이라 뭔가를 바꾸는 걸 선호하지 않습니다.


엘락은 그 때 거론되는 브랜드 중 하나였고 사진과 구축 시스템도 구경을 많이했던 기억이 나네요. 일반적인 스피커와는 다른 비율로 뒤통수를 길게 늘여 뜨리고 뭔가 자글자글한 우퍼를 장착한 이미지였는데 좁은 책상에서 스피커를 사용하는 유저에게 최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스피커 활용 빈도를 따지면 단순히 노래를 듣는 것도 좋아하지만 pc나 플스를 활용해 게임도 하고, TV를 통해 유튜브와 각종 OTT서비스도 이용을 하고 정말이지 올라운드! 쾌감을 주는 스피커 자체를 좋아했던 거 같습니다.


3년 전쯤 이사를 하던 중에 이제는 스피커를 바꿔볼까? 생각이 들었네요. 그냥 장기계약 끝났다고 말을 해야할까요? 이쯤되면 좀 의아한 면이 보입니다. 중고가 50정도의 다인을 쓰는 동안 수백 장의 앨범을 사고 요즘은 턴테이블에 빠져 LP를 수시로 구매중이거던요. 이 비용을 시스템에 투자했다면 몇배 비싼 시스템을 구축했을 겁니다. 후회되지는 않아요. 오늘도 LP 몇장 왔습니다;; 


성향과 스타일 자체가 올라운드다 보니 우퍼도 붙여보고 싶었고 리시버를 통한 멀티채널도 구축하고 싶었습니다만 아파트에서 사실 좀 불가능한 영역이었어요. 누가 다채널 싫어할까요? 


그럼 톨보이나 궤짝은 어떤데?  단순 스피커가 발생하는 층간 소음보다 스피커 자체의 큰 용적을 좁은 생활공간에 채워넣기는 싫었구요. 현실적으로 일반 북쉘프가 맞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그래도 원하는 건 있어야하니 주파수 응답 저역은 40hz초반, 3웨이 북쉘프!! 지금보다 큰 용적의 스피커였고 부합하는 건 kef r300, r3와 엘락에서 출시한 아단테 딱 두 종 이었습니다. kef r300은 출시된 시점이 너무 오래됐고,  r3는 측청치는 훌륭하지만 너무 길쭉한 비율로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아단테도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비율은 아니었지만, 대체제가 없었어요. 암튼 이놈은 육중한 사이즈와 알루미늄 하우징을 앞에 씌워논 건 포스가 어마어마 했습니다. 

3웨이 북쉘프 시스템. 엘락 as-61

25mm의 소프트 돔 트위터, 133mm의 알루미늄 콘 미드, 165mm의 알루미늄 콘 우퍼(패시브200mm)


마감은 하이그로시 블랙을 선택했어요. 다인 시절 돈을 더 주고 피아노마감을 선택했더니 지금도 컨디션이 너무 좋고 헤지지 않더라구요. 이때의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추가비용이 붙지 않는 마감옵션이다보니 일반적인 도장같았구요.

해외 리뷰와 스피커 자체의 측정치가 좋지는 않았지만 그런 데이터는 그냥 눈요기로 보던 입장이었고 가지고 싶었던 합당한 이유를 찾으려고 해외의 정말 많은 다수의 개인 (좋은)의견과 (좋은)코멘트를 봤습니다. 무조건 외관이 1순위였던 거 같습니다.


그러던 중 의견을 토대로 일찍 단종이 된 이유도 추려봤구요. 먼저 코로나19의 영향이 가장 크다. 무지막지한 사이즈와 무게, 스탠드 구성 세트는 운임비의 증가로 이뤄졌고, 생각보다 이 사이즈의 스피커를 찾는 사람이 없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었습니다. 가격대도 경쟁요소가 너무 많구요. 너같으면 이거 살래? 그냥 kef r3 사지


특히나 전용 스탠드(특히 슈즈)는 든든하지만 뭔가 마이너스의 요소다.


그래서 구입시 스탠드는 아예 배제를 했습니다. 무게와 부피가 상당했고 설치하는 수고를 덜기위해 박스는 오픈하지도 않고 기존 스탠드를 그대로 사용하였습니다(솔리드스틸) 


첫인상은 ‘생각보다 더 크고 더 무겁다.’ 였습니다. 스펙시트로 짐작은 했지만 역시 실물은 달랐고 톨보이 운용은 어떻게 할까? 자연스레 남 걱정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앰프는 오랜 기간 쿼드 엘리트 시리즈(인티, cdp, 튜너)를 사용 중입니다. 유명한 시리즈는 아니라서 그런지 대부분 반응이 음... 이러시더라구요. ㅜ 꽉찬 중음을 보여줘서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자장비 구입 전은 항상 내부를 보는 편인데 이 앰프는 물량투입 좋고 80w 출력을 내주는데 저에게 충분하더라구요. 물론 지금은 앰프도 한번 바꿔보자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긴 합니다만 ...


아무튼 아단테를 구매하고 시기가 좀 흘렀군요. 

일단 저는 중음과 저음이 부족하단 평을 동의하지 못하겠어요. 오히려 역동적이며 강력하게 들립니다. 현대적 음악에 부합하는 그런 스피드와 밀폐형만의 단단한 저음을 들려줬습니다. 파워와 펀치감은 부족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자극적이지 않은 기분 좋은 사운드입니다. 아파트에서 걱정이 될 만한 수준이었구요. 무엇보다 밀폐형은 좁은 한국의 주거공간에서 장점이었습니다. 뒷벽에서 충분한 거리를 띄우지 않아도 되니까요. 

3웨이다 보니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대사 전달력도 높고 장르 가르지 않고 좋은 소리를 내어줍니다. 이게 가장 큰 장점같아요. 지금은 비록 미국 엘락 사이트에서도 삭제된 비운의 라인이지만 단종으로 인한 사람들의 호기심(?)도 커지지 않을까? 예측해봅니다. 또 10년 가겠네요. 클나써요. 안방용이구 올해 이사 때 거실 스피커를 추가로 들일 건데 벌써 머리가 아픕니다. ㅠ 뭘 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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