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그 사이에 흐르는 시간은
고요하게도, 마치 바람이 쉬어가는 저녁처럼
눈을 감으면 들려오는 그 속삭임은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그리움의 결을 따라 네가 서 있는 곳을 바라본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자유로운 네 모습은
나를 가만히 부르며 한 걸음씩 다가온다.
네가 내 곁에 있을 때,
세상은 더없이 온전해진다.
서로가 서로에게 닿는 순간마다
우리는 말을 아끼며, 마음의 떨림으로
그 날을 기억한다.
네 눈동자 속에 담긴 따스한 오후,
그 속에서 나는 나를 잃고
너를 만난다.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가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자라고, 다시 또 자라
작은 나무처럼 잎을 내밀고,
그늘을 만들어간다.
하루가 지나갈 때마다
새롭게 마주하는 아침처럼
사랑은 언제나 새롭고,
너는 그 모든 시작의 자리에서 나를 맞이한다.
눈을 감아도 여전히 네가 보인다.
마음 깊이 새겨진 그 미소가
파도처럼 내 안에 부서지며,
잠시 멈추었던 내 걸음을 다시 내딛게 한다.
우리는 서로를 마주하고
내일의 약속 없이,
오늘의 온기를 느끼며
그 속에서 충분히 살아간다.
시간이 멀어질수록,
우리 사이에 쌓여가는 것은
기다림도, 기대도 아닌,
오로지 지금의 네 모습,
그 순간을 가득 채우는 너의 숨결이다.
나는 더 이상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네가 내 곁에 머무는 그 자리,
그곳이 내 마음의 정원이자
우리가 함께 걸어갈 길이기 때문이다.
햇살이 부드럽게 네 얼굴을 감싸는 어느 날,
그날 나는 오늘보다 더 널 사랑할 것이고
그것은 내가 의도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흐름일 것이다.
마치 나무가 뿌리를 더 깊이 내리듯,
우리의 사랑도 그리 될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너와 나는 더 단단해지고
그리움은 이내 깊어질 것이다.
어느 날 다시 너를 바라볼 때,
그 순간조차도
너는 나에게 첫 순간과 다르지 않으리.
지금, 그리고 그 너머에도,
우리는 그렇게 자라나며
서로에게 다가설 것이다.
오늘보다 내일,
더욱 단단한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