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나태하게 살고 싶었던...
24.07.23(화)
유독 디저트가 먹고 싶은 날이었다. 사실 점심을 스킵하고 바로 카페 가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아직은 신입이니 나만 생각하기에는 살짝 눈치 보이는 순간이었다. 그다지 당기지 않은 중식으로 배를 채우고 당당히 말했다. "저 디저트 좀 사러 다녀오겠습니다." 나에게 찾아온 작은 행복. 먹고 가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기에 포장할 생각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팀원들 것도 함께 사면되겠다는 생각으로 가고 있는데 팀장님에게 온 카톡.
"커피 사러 왔는데 뭐 마실래요?"
어라, 나는 디저트 살 생각을, 팀장님은 커피를 살 생각을 하는 참 따뜻한 우리 팀. 종종 업무가 나에게 잘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도 팀장님의 따뜻한 말들이 나의 생각을 덮는다.
24.07.24(수)
요즘 수시로 찾아오는 무기력. 업무의 스트레스 때문일까. 조금 지쳐가고 있는 요즘.
나태함과 무기력, 우울감 모든 친구들이 총 출동하고 있구나... 조금만 나태해질까...?
24.07.25(목)
미루고 미뤘던 회식 날이다. 사실 너무 피곤해서 가고 싶지 않았지만 역시 난 술자리를 빼는 스타일은 아니다. 좀 나아졌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술자리를 좋아하는 내 모습. 첫 팀회식이기에 진솔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작지만 말하지 못했던 내용이 슬금슬금 입을 통해 나오기 시작했다. 다행인가 불행인가. 나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다. 나 꽤 잘하고 있는 걸까? 팀의 막내는 나지만 나보다 5일 빨리 온 선임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역시, 나이 값은 하고 있구나 나.
업무 이야기를 뒤로한 채 이제는 개인적인 이야기로 속마음을 드러냈다. 우리의 관계가 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서로의 아팠던 과거를 스스럼없이 말하는 순간, 우리는 오늘 꽤 가까워졌구나. 그래서였을까. 2차, 스티커 사진 그리고 노래방까지. 다음 날 출근은 잠시 잊은 채 우리는 새벽 2시가 돼서야 집에 들어갈 수 있었네.
24.07.26(금)
어제의 여파로 피곤함이 극에 달했던 하루. 오전 교육에는 민망할 정도로 하품을 해버렸다. 술도 술인데 너무 졸렸기에 점심도 포기하는 걸 선택했다. 회사 내에는 쉴 곳이 없으니 보드게임카페에 가서 좀 누웠다. 정말 살 것 같았다.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순 없었지만 이보다 행복할 수 있었을까.
긴 하루를 버티고 집에 온 순간 행복은 예정되어 있었다. 바로 내일이 일기떨기의 북토크 날이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의 준비, 내일은 행복하지 않을 수 없을 텐데. 그 행복을 받아내야 하기에 오늘 내 마음을 준비한다.
당신의 하루는 어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