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대구수목원: 라일락 향기는 바람에 날리우고.

-대구수목원 4월의 봄을 노래하다.

by 정온

▣아주 오래전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우고."라는 카페가 있었다. 그때는 카페라는 이름이 아니었고 커피숍이었던가. 아무튼 그 카페 제목을 너무 좋아했었던 기억이 있다. 라일락 글을 올리며 "라일락 향기는 바람에 날리우고"라는 제목을 붙여보고 싶었다. 향기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꽃 중 하나가 라일락이 아닐까 싶다. 유명한 대중가요 노랫말에도 출연한다. '라일락 꽃향기 맡으면..' 이렇게 시작하는 이문세 노래.

잊을 수 없는 기억에 햇살 가득 눈부신 슬픔 안고 버스 창가에 기대 운다.. 는 아름다운 노랫말.

라일락 향기 바람에 흩날릴 때 그들은 예쁜 사랑을 했었을까

라일락 향기가 바람에 묻어오는 계절만 되면 떠오르는 사랑이라~ 기억에도 향기가 있다면 보랏빛일 것 같다.



흰 라일락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대구수목원에는 아름드리 흰 라일락 나무가 있다.













라일락이라는 이름은 아라비아어의 라일락에서 나온 영국명이며, '리라'라고도 불리는데 페르시아어인 릴락에서 나온 프랑스말이다. "베사메 베사메무쵸 리라꽃 향기를 나에게 전해다오. 베사메무쵸야 리라꽃 같은 귀여운 아가씨" 베사메무쵸 노래 가사에 나오는 리라꽃이 바로 이 라일락 꽃이다.













뉘엿뉘엿 봄햇살.

라일락 향기.

몽글몽글 보랏빛.

보랏빛 라일락 꽃말은 「달콤한 첫사랑의 추억」이다. 나른한 봄날 오후에 예쁜 라일락 꽃향기 맡으면 아득한 첫사랑의 추억으로 빠져든다. 보랏빛 꽃잎이 춤을 추면 세상 모든 그리움이 흔들린다. 라일락 향기의 일렁임에 어지러운 봄날이다.






라일락 꽃잎은 대부분이 4장이지만 어쩌다 5장의 꽃잎도 있다고 한다. 우연히라도 만나게 되는 5장의 꽃잎의 의미는 사랑하는 사람이 영원히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네잎클로버의 의미랑 같지 않을까 싶다. 4월이 오면 라일락 꽃나무에서 5장의 꽃잎을 찾아봐야겠다.






라일락 그늘 아래서.

오늘은 햇빛이 푸르른 날.

라일락 그늘에 앉아 네 편지를 읽는다.

흐린 시야엔 바람이 불고

꽃잎은 분분히 흩날리는데

무슨 말을 썼을까

날리는 꽃잎에 가려

끝내 읽지 못한 마지막 그 한 줄.

오세영님의 「라일락 그늘 아래서」라는 시의 일부분이다. 날리는 꽃잎에 가려 끝내 읽지 못한 마지막 그 한 줄. 그 한 줄에는 어떤 마음이 적혔을까.




라일락의 꽃말에는 달콤한 첫사랑의 추억도 있지만 '젊은 날의 추억'도 있다. 열아홉쯤이었을까? 보랏빛 향기에 취해 흐느적거렸었던 4월의 어느 봄밤이 그리워진다. 홀리듯 묘한 보랏빛 꽃송이.




-대구수목원은 나의 작은 놀이터.

-대구수목원 어느 해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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