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수목원 4월의 봄을 노래하다.
▣4월이 되면 3월에 고개를 내민 꽃들이 조금씩 자라는 게 보이는 게 보인다. 그리고 땅에 다닥다닥 붙어 피는 3월의 꽃과는 달리 그 꽃들보다는 키가 조금은 큰 꽃들이 피어난다. 바람도 조금 더 위에서 분다. 본격적인 꽃들의 잔치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이맘때의 대구수목원은 작고 예쁜 야생화 동산으로 변신을 한다. 해가 갈수록 새로운 야생화도 점점 많아진다. 그래서 좋다.
풀솜대. 지장보살이라고도 불릴 만큼 은혜로운 식물이다. 지장보살이라고 불리는 유래는 풀솜대의 줄기와 뿌리를 보릿고개에 구황식물로 백성을 구하였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작고 여린 흰색의 꽃은 사람들의 눈에 잘 뜨이지 않는다. 본능적으로 자기를 지키는 방법을 아는 것 같다. 풀솜대는 구황식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주 맛있는 나물 반찬으로 식탁에 오른다. 예쁜데 맛있기까지 한,, 근사한 꽃이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그래도 조금 더 아픈 손가락이 있듯 그것처럼 모든 꽃들이 다 예쁘긴 하지만 내 마음에 더 예쁜 꽃이 있기 마련이다. 풀솜대도 그런 꽃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 너무 예뻐하는 꽃이다.
병아리꽃나무. 갓 부화한 하얀 솜털을 가진 병아리처럼 귀엽고 예쁜 꽃이다. 그래서 이름도 병아리꽃나무다. 꽃도 잎도 열매도 모두 예쁘다. 꽃말은 여린 순백의 꽃송이와는 조금 거리가 멀다. 꽃말은 의지, 왕성이다. 꽃이 지고 나면 그 자리에 까만 구슬 같은 열매가 조롱조롱 달려 휑한 겨울에 볼거리를 제공한다. 경북 영일군 동해면 발산리에 천연기념물 제371호로 지정된 병아리꽃나무 군락지가 있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가 보고 싶어서 벼르고 있지만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광대나물.
자주광대나물.
광대나물과 자주광대나물은 같은 꿀풀목 광대나물 속에 속하는 식물로 꽃모양이나 색, 피는 시기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외형적으로 볼 때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있어 구별이 어렵지는 않다. 둘 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나물로 먹을 수 있는 식물이다. 물론 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지 않아도 우리 꽃들은 대부분 음식이나 약재로 사용된다. 아무튼 이른 봄 들판에 지천으로 핀 광대나물을 팔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된장이나 간장으로 조물조물 무쳐내면 입맛 돋우는 봄철 나물이 된다.
광대나물은 번식력이 좋아서 한두 개체가 연보랏빛 들판으로 만드는 일은 아주 순식간이다. 어디서든 잘 자라는 씩씩한 성질도 마음도 든다. 꽃말은 '그리운 봄'이다.
광대수염. 야생화들은 종종 아니 매우 빈번하게 기묘한 모양을 하고 있는 꽃들이 많다. 광대수염도 그중 하나다. 꽃 모양이 벌깨덩굴과 흡사해서 흔히 두 식물을 비교하는 일이 잦다. 광대수염은 꽃잎의 알록달록한 점이 광대 옷을 연상시키며 하얀 꽃을 받치고 있는 화관의 모습이 광대대감의 수염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꽃말은 외로운 사랑이다. [줄을 타며 행복했지.. 어릿광대의 서글픈 사랑] 이런 노래가 있다. 이 노랫말과 꽃 이름을 연관 지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벌깨덩굴. 봄에 피는 꽃 하면 흔히 노랑이나 분홍색을 떠올리기가 쉽지만 의외로 보랏빛 꽃 또한 생각보다 많다. 이 벌깨덩굴도 묘하게 생긴 보라색 꽃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 벌깨덩굴속 식물은 벌깨덩굴 하나뿐이라고 한다. 줄기에 차례로 달린 꽃은 나뭇가지에 앉아 지저귀는 새 같아 보인다. 재잘재잘 시끄러운 새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민백미꽃. 뿅양한 단지 모양으로 하얀 꽃이 핀다.
오랑캐장구채. 오랑캐장구채라는 이름은 북부지방에서 자라는 장구채라는 뜻이다.
애기똥풀. 애기똥풀은 그야말로 어디에서든 흔하디 흔한 들꽃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시선에서 비켜있는 안타까운 꽃이기도 하다.
천창초.
흰 제비꽃.
종지나물. 원산지가 북아메리카로 광복 이후 미국으로 들어온 귀화식물이다. 한국 토착종인 제비꽃과 비슷하게 생겼다. 미국제비꽃이라고도 부른다. 꽃색은 대부분 보랏빛이나 혹은 흰색이나 파랑 연분홍빛의 꽃도 있다. 꽃말은 성실이라고 한다. 아주 성실하게 꽃을 피워내는 모습에서 연유된 건지도 모르겠다.
들현호색. 이름처럼 왠지 순한 느낌의 꽃이다. 흔히 알고 있는 현호색과 거리감이 커서 이름을 찾기가 어려웠다.
우산나물. 야생화 이름은 누가 . 어떻게. 붙였을까? 궁금해진다. 정말 우산을 닮았다. 그래서 이름도 우산나물인가 보다. 잎이 삿갓이나 고깔처럼 생겼다고 해서 삿갓나물이라도 불리는데 원명이 삿갓나물인 식물도 있다. 우산나물과 삿갓나물은 잎 이 비슷해서 헷갈리기 쉬운데 이 둘을 혼동하면 큰일 나는 이유가 있다. 삿갓나물이 독초이기 때문이다. 작은 숲 속에 우산들이 쪼로니 모여있는 풍경이 너무 예쁘다.
황새냉이.
봄맞이꽃.
꽃마리. 꽃마리는 아주 작고 귀여운 꽃이다. 꽃말은 나를 잊지 말아요. 물망초 꽃말과 같다. 꽃모양도 얼핏 보면 물망초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꽃받이. 나도꽃마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꽃받이가 생각할 때 사람들이 꽃마리만 예뻐해는 것에 시샘을 해서 스스로 붙인 이름이 아닐까 생각하며 혼자 웃었다. 꽃마리나 꽃받이나 두 꽃 모두 작아서 쉽게 눈에 띄는 일은 어렵다.
은방울꽃. 커다란 잎 아래 가만 수줍게 피는 은방울꽃이다. 숲 속에서는 5월경에 핀다는데 대구수목원에서는 4월 중순이 되면 피기 시작한다. 흰색의 종모양으로 꽃이 피는데 꽃모양이 은방울을 닮아서 은방울꽃이라 불린다. 향기도 좋아서 '향수화'라고도 불린다. 이렇게 향기와 꽃이 예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독초이다. 꽃과 잎, 열매 줄기, 뿌리까지 독을 가지고 있다. 행복의 재회라는 예쁜 꽃말을 가지고 있다.
작고 귀여운 은방울꽃을 비롯하여 예쁜 야생화이 가득한 대구수목원 4월의 봄이 하루하루 깊어간다.
-대구수목원은 나의 작은 놀이터.
-어느 해 4월 대구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