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아아 한 잔이요.
진동벨을 받아 들고 늘 앉던 자리로 향했다.
창가에서 보이는 분수광장은 날이 흐려서 인지 조용하다.
주말 오후.
3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안정감 있는 모습들.
삼삼오오 뭔가 열심히 종알대는 학생들. 불안한 걸음걸이로 부모의 손짓을 놀리는 듯한 아기들의 뒤뚱거리는 모습.
바쁜 걸음이 없다.
이곳을 즐겨 찾은 지가 꽤나 오래되었다.
주말에 혼자 있고 싶을 때, 도서관이나 책방을 들를 때는 참새의 방앗간처럼 되었다.
디리링~~.
전동 벨을 들고 일어서는데 건너편 대각선의 테이블에는 여지없이 석고처럼 그녀가 붙박여 있다.
마주치는 횟수가 거듭 되면서 그 테이블은 그녀의 것처럼 자연스러워졌다.
여전히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 있고, 마시다 둔 컵은 혼자서 눈물을 닦아내고 있다.
계절에 상관없이 그녀는 얼죽아파이다.
나처럼.
빈 공간이 많다는 것은 내 경험이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식혀 먹을 여분의 시간이 아까워서, 아니면 뜨거운 속 식혀서 빈틈을 메워보려는 서두름이다.
사십 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그녀의 표정은 항상 굳어있다. 혼자 있고 싶은 표정이 아니라, 혼자 있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흘깃 보이는 풍경이지만 아픈 듯한 사람들이 유독 눈에 들어서 일지도 모른다.
이른 시간은 아닌데 오늘따라 카페 안이 헐렁하다.
잠시후면 그녀는 자신이 앉았던 테이블을 물티슈로 깨끗하게 정리하고 자신이 오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질 것이다.
문득,
옆동의 어지럽게 물건들이 쌓여있던 베란다가 훅 생각이 나는 건지.
그녀가 그 집의 살 것 같은 추리를 왜 하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