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그리고.
걷다.
주왕산 국립공원과 주산지를.
등산을 즐기는 큰 딸 내외가 가파르지 않다면서 추천한 적이 있어서 우리는 산책하듯이 자박자박 발걸음을 옮겼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이른 아침임에도 등산객이 많았다.
용추 계곡 2.1km.
아끼는 무릎이라 얕봤다.
젖은 숲길에 반해서 힘이 들진 않았다. 오르막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에고 소리가 막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데
좁은 나무계단을 내려오던 등산객이 손짓을 한다.
좁지만 전망대에 올라가 보면 후회는 안 하실 겁니다. 하는 게 아닌가.
계단 몇 개쯤이야.
운동부족임을 절실하게 느끼며 오른 전망대에서 병풍과도 같은 거대한 바위를 보고서야 이해가 되었다.
왜 한국의 장가계라 하는지를.
힘껏 숨 들이마시고 내려오는데 아까의 나와 마주쳤다.
내 또래의 숨찬 여자와 여자를 달래며 올라가 보자는 남편에게 좀 전에 들었던 말을 그대로 전했다.
좁지만 올라가 보면 후회는 안 하실 거예요.
다시 오른 용추계곡 그리 웅장하지는 않지만 물소리에 놀랐다.
며칠 째 내린 비 탓이겠지.
우렁우렁 콰과광.
내친김에 주산지까지.
자두 한 바구니 사서 베어 물며 태백으로 가기 전에 김주영 문학관엘 들렀다.
청송의 작가. 객주.
까까머리 중학생 때 서울신문에 연재되었던 객주를 읽었다는 남편은 주인공이 아직도 없다는 작가의 고백으로 자신이 어린 날 궁금했던 점이 풀렸다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관람객이 없어서인지 유난히 커 보인 문학관은 비단 외형만은 아니었다.
길 위에서 만난 길 위의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