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이 전하는 365일의 지혜 (4)

문화, 사회, 역사

by Sungjin Park

4. 카라반 길에서 만난 오랜 상인들의 삶


사막의 바람이 오늘도 길 위의 이야기를 실어옵니다.


당신께 전하고 싶은 것은 바로 그 오래된 길에서 만난 상인들의 삶입니다.


그들의 발자국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카라반의 길은 단순한 이동로가 아니라 삶의 학교였고 인내의 강이었으며 신뢰의 다리였습니다.


카라반에 몸을 실은 상인들은 언제나 느리게 움직였습니다.


낙타의 발걸음처럼 한 걸음 한 걸음이 조용했고,

그 사이사이에 담긴 건 물건이 아니라 마음의 무게였습니다.


모래 위에 남겨지는 그 발자국은 바람이 금세 지워버리지만,

그들이 나눈 약속과 신뢰는 사막에서도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길에서 오래된 상인을 하나 만났습니다.


그는 손에 쥔 물동이보다 마음에 품은 이야기가 더 많았고,

길게 말하지 않아도 삶이 어떤 리듬으로 움직이는지 보여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사막을 건너며 배운 지혜를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사막에서는 물이 귀하지만 마음은 더 귀하다. 물을 나누면 하루를 살리고 마음을 나누면 길 전체가 밝아진다”


카라반의 밤은 거기서 더 깊어졌습니다.


불빛 하나에 모여 무언가를 파는 사람도,

무언가를 구하는 사람도 경계를 풀어놓았습니다.


그 속에서 거래는 이익의 교환이 아니라 신뢰의 교환이 되었고

함께 들이킨 뜨거운 차 한 모금이 오늘을 버티고 내일을 여는 힘이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사막의 상인들은 물건을 옮긴 사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옮긴 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만든 길은 지도로는 보이지 않지만

사람의 마음으로 이어진 보이지 않는 길이었습니다.


오늘 이 편지를 받는 당신도 어떤 카라반 길을 지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그 길이 고독하고 길어 보일지라도

사막을 건너던 상인들처럼

한 걸음 한 걸음 마음을 지키며 걸어가시기를 바랍니다.


그 길 끝에는 반드시 당신을 알아보는 누군가의 불빛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불빛은 늘 그렇듯

당신이 품고 온 따뜻함에 의해 더욱 환해질 것입니다.


카라반.jpg

사진: UnsplashTom Bix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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