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사람, 관계
162. 이슬람 사회에서의 시간 개념 관찰
사막의 아침은 시계보다 먼저 깨어납니다.
해가 떠오르기 전 울려 퍼지는 기도의 목소리는 하루를 재촉하지 않고,
숨을 고르듯 조용히 시작을 알립니다.
그 소리에 맞춰 사람들은 서두르지 않은 걸음으로 하루를 엽니다.
이슬람 사회에서 시간은 붙잡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처럼 느껴집니다.
몇 시에 무엇을 끝내야 한다는 계산보다,
지금 이 순간에 마음이 놓여 있는지가 더 중요해 보입니다.
하루를 나누는 기도의 시간은 잘게 쪼개진 일정이 아니라
리듬처럼 이어진 호흡입니다.
빠르지 않아도 괜찮고, 앞서가지 않아도 됩니다.
각 순간은 제자리를 알고 있으며,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약속이 조금 늦어져도 그 사이에 차 한 잔이 놓이고 안부가 오가며,
시간보다 사람이 먼저 기억됩니다.
이곳에서 시간은 효율을 증명하는 도구가 아니라 관계를 품는 그릇처럼 존재합니다.
그래서 이슬람 사회에서 배우게 되는 것은
시간을 관리하는 기술이 아니라 시간을 신뢰하는 태도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면 다음 순간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믿음입니다.
우리의 하루도 분 단위 일정표에서 잠시 내려와
숨을 고르고 주변을 바라볼 수 있다면,
시간은 더 이상 쫓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를 기다려주는 친구가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는 조금 느려도 괜찮습니다.
그 느림 속에서 우리는 오히려 더 정확한 곳에 도착하고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