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이 전하는 365일의 지혜 (219)

생활, 사람, 관계

by Sungjin Park

219. 중동 현지인과 쌓은 우정과 극복한 갈등


중동 현지인과의 우정은 처음부터 부드럽게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서로의 말이 완전히 닿지 않았고, 익숙함보다 오해가 먼저 다가왔습니다.


같은 장면을 보고도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순간들이 쌓이면서,

마음의 온도는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갈등은 관계가 틀어졌다는 신호가 아니라,

관계가 깊어질 준비를 하고 있다는 징후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한 번은 작은 약속의 어긋남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정확함을 기대했고, 그는 사정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고, 다그치면 더 멀어질 것 같아,

우리는 잠시 거리를 두었습니다.


그 침묵의 시간은 차가웠지만, 동시에 서로를 돌아보게 하는 사막의 밤과도 같았습니다.


며칠 후 그는 차 한 잔을 내어놓으며 말보다 먼저 자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변명도 해명도 없었지만,

그 침착한 태도 속에 진심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관계가 상처받지 않는 것이었음을 말입니다.


우정은 그 순간부터 다시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서로의 기준을 바꾸려 하기보다,

다름을 설명하고 이해하려 애썼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상대의 체면을 지켜 주며,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시간을 믿기로 했습니다.


갈등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함께 건너야 할 구간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 우리의 대화는 이전보다 느려졌지만, 훨씬 깊어졌습니다.


웃음은 더 잦아졌고, 침묵도 편안해졌습니다.


한 번의 갈등을 함께 지나온 관계는,

바람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천막처럼 단단해졌습니다.


사막에서는 얇은 천 하나가 생명을 지키듯,

작은 이해 하나가 우정을 지켜 주었습니다.


중동에서 쌓은 우정은 제게 중요한 가르침을 남겨 주었습니다.


관계는 항상 매끄럽지 않으며,

갈등은 피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신뢰를 단련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입니다.


진심으로 관계를 지키고자 할 때, 갈등은 상처가 아니라 흔적이 됩니다.


오늘의 삶에서도 그 우정을 떠올립니다.


오해가 생길 때 한 걸음 물러서고,

설명보다 배려를 먼저 건넬 수 있다면,

관계는 다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중동 현지인과 함께 극복한 갈등의 기억은,

지금도 제 삶 속에서 우정의 깊이를 조용히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우정2.jpg

사진: UnsplashFabien Bazanegue

작가의 이전글모래바람이 전하는 365일의 지혜 (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