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환경, 삶의 지혜
282. 고독이 두려움이 되지 않는 조건
사막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말소리가 사라집니다.
바람만이 발자국을 지우며 곁을 지나갑니다.
그때 느끼는 고독은 위협이 아니라, 우리에게 말을 거는 질문입니다.
나는 지금 누구와 함께 걷고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고독이 두려움으로 변하는 순간은,
혼자가 되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과도 멀어졌을 때입니다.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작은 신호를 외면한 채,
바깥의 소음에만 의지하고 있을 때,
고독은 공허가 되어 마음을 흔듭니다.
그러나 고독이 따뜻해지는 순간도 있습니다.
자신의 리듬을 알고,
하루의 속도를 스스로 가늠할 수 있을 때입니다.
누군가의 시선이 없어도,
자신의 가치를 함부로 깎아내리지 않을 때,
고독은 쉼이 됩니다.
밤하늘의 별은 저마다 홀로 떠 있지만,
서로의 위치로 길을 만듭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고독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는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조용한 이정표가 됩니다.
고독이 두려움이 되지 않으려면,
채워야 할 것은 사람의 숫자가 아닙니다.
자기 자신과 맺은 신뢰입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는 힘이 아니라,
그 시간을 살아낼 이유를 알고 있는 마음입니다.
오늘의 고독이 혹시 마음을 움츠러들게 한다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 보시기 바랍니다.
나는 지금, 나와 함께 있는가.
그 질문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
고독은 더 이상 어둠이 아니라,
다음 길을 비추는 작은 등불이 되어줄 것입니다.
사진: Unsplash의Ethan W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