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이 전하는 365일의 지혜 (298)

여행, 환경, 삶의 지혜

by Sungjin Park

298. 모래 언덕이 심리에 미치는 영향


모래 언덕 앞에 서면, 사람의 마음은 먼저 작아집니다.

높이를 가늠할 수 없고, 정상도 분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발걸음을 늦추고, 숨을 먼저 살핍니다.


모래 언덕은 처음부터 속도를 허락하지 않는 풍경입니다.

모래 언덕은 단단하지 않습니다.

한 발을 디딜 때마다 발밑이 흘러내립니다.


올라가고 있다는 확신보다,

미끄러지고 있다는 감각이 먼저 찾아옵니다.


이 불안정함은 사람의 마음을 겸손하게 만듭니다.


확실하다고 믿었던 힘이 통하지 않을 때,

사람은 자신의 리듬을 다시 점검합니다.


힘으로 밀어붙일 수 없다는 사실은,

삶에서도 늘 같은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모래 언덕을 오를 때,

사람은 자연스럽게 주변을 덜 보게 됩니다.


멀리 있는 목표보다,

지금 발을 디딜 자리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이때 마음은 미래에서 현재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모래 언덕은 조급함을 내려놓게 합니다.


빨리 가려는 마음보다,

넘어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앞서게 합니다.


그 순간 심리는 경쟁이 아니라 생존을 선택합니다.


정상에 올랐을 때의 기쁨도 독특합니다.


높아서가 아니라,

버텨냈다는 사실 때문에 조용히 밀려옵니다.


환호 대신 고개를 숙이게 되는 이유는,

이 길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몸이 먼저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모래 언덕은 말없이 알려 줍니다.


인생의 많은 언덕이 단단한 계단이 아니라,

흔들리는 모래 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힘보다 균형을,

속도보다 호흡을 배우게 됩니다.


오늘 마음이 자꾸 미끄러진다면,

그것은 약해졌다는 신호가 아닙니다.


지금 당신이 모래 언덕을 오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조금씩, 그러나 멈추지 않고 가고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잘 가고 계신 것입니다.


모래언덕.jpg

사진: UnsplashSavvas Kalime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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