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까시드 알 사리아, 목적 중심 해석

사리아 율법: 제2부 말과 판단이 만나는 자리

by Sungjin Park

사리아를 단순히 규칙과 금지의 체계로만 이해하면, 그 깊이와 유연성을 놓치기 쉽다.


사리아의 진정한 핵심은 바로 ‘마까시드 알 사리아(Maqasid Al-Sharia)’, 즉 법의 목적을 이해하는 데 있다. ‘마까시드’는 단순히 “무엇을 해야 한다”는 지시를 넘어서, “왜 이러한 법이 존재하는가”, “인간과 공동체에 어떤 이익을 주려는가”를 설명한다. 사리아의 목적을 중심에 놓고 해석하면, 고전 규정과 현대 문제 사이의 간극을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마까시드’는 다섯 가지 핵심 영역으로 요약된다. 생명 보호, 재산 보호, 신앙 보호, 지성 보호, 그리고 후손 보호다. 이 다섯 가지는 법의 규범과 윤리가 추구하는 근본 방향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금지 조항이나 처벌 규정이 등장하는 이유를 단순히 ‘금지’라는 문자적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공동체의 안전과 복리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이해하면 법의 취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마까시드를 적용하는 사례는 다양하다. 예를 들어, 걸프 지역에서 최근 확대된 환경 보호 법규를 생각해 보자. 사막 개발과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는 경제적 이익을 가져오지만, 동시에 생태계와 주민 공동체에 장기적 피해를 줄 수 있다. 전통 사리아에는 이런 현대적 환경 문제를 다룰 규정이 없지만, ‘마까시드’의 원칙에 따르면 생명 보호와 공동체 복리가 최우선 목표이므로, 개발 과정에서 생태 파괴를 최소화하고 주민 참여를 보장하는 정책이 정당화된다.


또 다른 사례로 금융 분야를 들 수 있다. 국제 무역과 전자 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기존의 거래 규범만으로는 소비자 보호와 거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 ‘마까시드’의 관점에서 법학자들은 재산 보호와 공정 거래라는 사리아 목적을 중심으로, 전자 계약과 할랄 인증 제도 같은 현대적 규범을 정립했다. 이를 통해 사리아는 시대 변화에도 공동체 이익과 정의를 유지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체계임을 보여 준다.


‘마까시드’ 중심의 해석은 또한 윤리적 판단과 정책 설계에 직접 연결된다. 예를 들어 의료 정책에서 생명 보호와 건강 증진이 최우선 목적이라면, 기존 규정의 문자적 해석이 아니라 ‘마까시드’의 원칙을 기준으로 환자 안전과 의료 형평성을 보장하는 새로운 지침을 마련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법을 지키는 차원을 넘어, 사리아가 지향하는 궁극적 목적을 실현하는 길이다.


정리하면, ‘마까시드 알 사리아’는 사리아를 살아 있는 법 체계로 만드는 핵심 사고 방식이다. 법 규정 하나하나가 추구하는 목적을 이해하면,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사리아 원칙과 조화롭게 연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리아가 과거의 규범이 아니라, 인간과 공동체, 그리고 시대적 맥락을 고려한 현실적 지혜의 체계임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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