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서 하이브리드 돌풍, 투싼과 스포티지가 이끈
전기차 광풍이 불어닥친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최근 기묘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모두가 "이제는 전기차 시대"라고 외칠 때, 정작 미국인들의 지갑을 열게 만든 건 화려한 신기술이 아닌 ‘현실적인 실속’이었기 때문이에요.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은 지난 2026년 2월, 미국 시장에서 총 13만 7,412대를 판매하며 역대 2월 기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5% 성장한 수치거든요. 브랜드별로 봐도 현대차는 7만 1,407대(5.7%↑), 기아는 6만 6,005대(4.3%↑)로 나란히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어요. 그런데 숫자보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이 팔렸나’ 하는 점입니다. 놀랍게도 성장의 일등 공신은 아이오닉 같은 순수 전기차(EV)가 아니었습니다.
기아의 경우 답은 비교적 선명합니다. 신형 텔루라이드가 전년 대비 68.7% 급등한 1만 3,198대로 브랜드 전체를 끌어올렸어요. 그런데 현대차는 다릅니다. 아이오닉도, 팰리세이드도 아닌, 훨씬 조용하고 익숙한 이름 하나가 1만 7,000대를 넘기며 실적의 중심을 잡고 있었거든요. 그 주인공은 바로 투싼입니다.
이번 실적의 핵심 키워드는 ‘하이브리드’였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대비 34.7% 급증했는데, 이 중 하이브리드 판매량만 2만 9,279대로 무려 56.4%나 폭증했거든요. 반면 순수 전기차는 인센티브 축소 여파 등으로 인해 오히려 판매량이 21.9% 감소했어요. 미국 소비자들이 "충전소 찾기 힘들고 비싼 전기차 대신, 연비 좋고 익숙한 하이브리드로 가자"며 방향을 튼 것이죠.
현대차 내부에서 "이 차 없었으면 북미 전략이 흔들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전기차가 가져갔지만, 현대차의 실질적인 ‘캐시카우(수익창출원)’는 준중형 SUV인 투싼(Tucson)과 스포티지(Sportage)였기 때문입니다. 현대 투싼은 2023년 한 해에만 미국에서 20만 대 넘게 팔린 현대차의 ‘심장’ 같은 존재거든요. 2004년 출시 이후 누적 1,000만 대 돌파를 눈앞에 둔 이 차는, 최근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세하며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현대차" 타이틀을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기아 역시 스포티지가 든든하게 받쳐주고, 대형 SUV인 텔루라이드가 전년 대비 판매량이 68.7% 폭증하며 미국 패밀리카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어요. 특히 텔루라이드의 판매량은 기아 브랜드 전체를 견인하는 핵심 모델로 자리매김했죠.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현대차그룹의 성적표는 더욱 빛납니다. 전통의 강자 토요타가 3.2% 성장하며 체면치레를 했을 뿐, 혼다(1.1%↑)는 제자리걸음을 걸었고 스바루와 마쓰다는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어요. 일본 브랜드들이 주춤하는 사이, 현대차와 기아가 SUV와 하이브리드라는 ‘쌍끌이 전략’으로 미국인들의 마음을 훔친 셈입니다. 결국 지금 미국 대륙을 지배하는 건 ‘미래의 꿈’인 전기차가 아니라, ‘오늘의 실속’을 챙겨주는 투싼과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였습니다. 랜디 파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은 "SUV와 하이브리드 라인업의 경쟁력이 입증된 결과"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어요. 여러분은 이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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