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스 크로스오버·트레일블레이저, 수출 효자의 굴욕
미국 도로 위에서 “중고차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새 차”라는 극찬을 받으며 승승장구 중인 모델이 있습니다. 바로 쉐보레의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인데요, 이 두 모델은 GM 한국사업장에서 생산되며 누적 수출량 130만 대를 돌파할 정도로 해외에서는 큰 인기를 누리고 있어요. 하지만 정작 고향인 대한민국 시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굴욕을 맛보고 있죠.
GM 한국사업장이 생산하는 이 모델들은 세련된 디자인과 탄탄한 기본기로 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내 내수 판매량이 두 달 연속 1,000대 미만을 기록하며 차가운 시장 반응에 직면했습니다. 특히 디자인 측면에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동급 경쟁 모델인 현대차 코나나 기아 셀토스를 압도한다는 평이 지배적이에요. 전고를 낮추고 전폭을 넓힌 ‘로우 앤 와이드’ 프로포션은 일반적인 SUV보다 날렵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주고요.
북미 감성의 근육질 보디라인과 쉐보레 특유의 강인한 전면 마스크는 디자인 전공자들 사이에서도 “국산 소형 SUV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찬사를 받을 정도입니다. 완벽한 비례감 덕분에 “디자인은 벤츠 안 부러운데…”라는 반응까지 나오곤 하죠.
그런데 전체 판매량의 97%가 해외로 나가는 상황을 보면, GM 한국사업장의 구조가 사실상 ‘글로벌 수출 기지’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국 시장을 점령하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은 ‘수출 최적화 패키징’인데요, 화려한 실내 조명, 거대한 디스플레이, 첨단 편의 사양을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비해, 미국 시장의 실용성에 맞춘 단순한 실내 구성과 옵션 체계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아반떼 가격에 SUV를 누릴 수 있다”는 가성비 전략도, 이미 눈이 높아진 국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엔 역부족이었던 셈이죠. 현대차·기아의 압도적인 서비스망과 매달 쏟아져 나오는 신차 공세 속에 쉐보레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동호회에서는 “디자인에 반해 전시장 갔다가 옵션 보고 돌아왔다”, “미국에서는 가성비 갑인데 한국에서는 경쟁자가 너무 많다”, “한국에서 만드는 차인데 내수용 옵션을 강화해달라”는 뼈아픈 조언들이 쏟아지고 있어요.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반영하는 것이 쉐보레에게는 가장 시급한 과제가 아닐까 싶네요. 과연 쉐보레는 국내 시장에서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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