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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활동이 필요한 이유는?

by 최환규

건강한 휴식을 위한 방법 중에는 취미 활동이 있다. 취미 활동은 업무에서 벗어나 삶의 활력과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이다. 자영업을 하는 후배가 경기 불황으로 사업을 접을까 고민하던 차에 스쿠버다이빙을 배울 기회가 있었다. 휴일을 이용해 스쿠버다이빙을 배우면서 평소와 다른 활기를 느낄 수 있었고, 바다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었다. 또한, 함께 취미 활동을 하던 지인의 도움을 받으면서 상황이 조금씩 개선된다는 말을 들으면서 취미 활동의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취미 활동은 업무에도 도움이 된다. 몇 년 전 집 근처 공방에 수강생들이 도마를 만들기 위해 모였다. 공방 주인은 도마를 만들 나무를 수강생들에게 임의대로 배정했다. 수강생 A는 나무를 받자마자 자신에게 배정된 나무보다 옆 사람 B의 나무 무늬가 더 좋다고 부러워하면서 자신에게는 나쁜 나무를 주었냐고 공방 주인에게 불만을 드러내면서 B에게 바꿔주기를 간접적으로 요청했다. B는 자신에게 배정된 나무에 만족하는지 A의 요청을 무시하였다. 도마 만드는 시간이 흐를수록 도마에 대한 A와 B의 만족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A는 작업 초와 달리 만족도가 높아졌고, B는 A의 무늬가 자신의 것보다 더 화려하다고 생각해 A와 교환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업무에서도 공방 사례와 같은 공정성 시비는 수시로 발생한다. 부서장이 업무를 배정하면 자신에게 배정된 업무보다 동료의 업무를 탐내는 A와 같은 사람이 어느 조직에나 있다. A가 부서장이 업무를 공정하지 않게 배정한다고 여기면 주변 사람에게 부서장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순간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부서장은 이런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 업무를 배정할 때 부서원의 의견을 반영하거나 부서원이 이해하도록 설명할 필요가 있다. 업무를 평가할 때도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부서장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A가 공정성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다면 단호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취미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성에 대한 시비는 업무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예방이나 대처 방법을 미리 생각할 기회가 된다.


취미 활동은 가족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도마 공방에서는 가족이 함께 도마를 만드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가족은 도마를 만들면서 즐거운 경험을 함께 공유하게 된다. 완성된 도마를 볼 때마다 즐거웠던 경험을 떠올리게 된다. 등산도 마찬가지이다. 등산하는 동안 가족끼리 대화를 충분히 나눌 수 있고, 가족 중 걷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서로 도우면서 정상에 이르렀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경험한 사람만 알 수 있다. 이처럼 가족과 함께 즐기는 취미 활동은 가족의 소중한 심리 자원이다.


하지만 과도한 취미 활동은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취미가 영화감상인 직장인이 퇴근 후에 보는 한 편의 영화는 일하는 동안 쌓인 피로를 해소하고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이와는 달리 출근 전까지 밤을 새워 영화감상을 했다면 휴식은커녕 피로만 더 쌓여 업무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술도 마찬가지이다. 동료나 지인과 편안하게 즐기는 간단한 술자리는 하루의 쌓인 피로를 덜어주지만, 상사나 동료를 비난하는 술자리는 폭음할 가능성이 커 휴식보다는 몸과 마음에 심한 후유증을 남기며 업무, 동료와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처럼 취미 활동은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취미 활동이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뇌를 건강하게 한다.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취미 활동은 나이 든 사람들의 인지력에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뇌도 노화가 진행된다. 2018년 컬럼비아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새로운 활동, 사람, 장소, 감정을 더 많이 경험할수록 뇌가 변화하고 발전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50대 이상일지라도 새로운 언어나 악기를 배우고, 운동하고, 의미 있는 사회적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과 같은 활동들은 두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둘째, 정신을 맑게 한다. 즐기면서 취미 활동에 열중하다 보면 근심이나 걱정거리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을 필요로 하는 뜨개질과 같은 취미를 가지라’라고 말한다. 양손을 사용하고 리드미컬한 움직임이 필요한 뜨개질과 같은 취미는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특히 취미 활동이지만 기술이나 기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게 되면 부정적인 생각 등에 휩쓸릴 여지가 줄어든다.


셋째,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연구에 따르면 취미 활동은 신경을 안정시켜 스트레스를 퇴치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나타났다. 취미에는 정적인 취미와 동적인 취미가 있다. 정적인 취미는 독서, 명상 등과 같은 고요한 종류로 자기 이해 증진이나 문제에 대한 대처 능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동적인 취미는 스포츠, 음주와 가무 등과 같이 몸을 움직이는 종류로 화, 분노나 슬픔과 같은 부적 감정의 배출이나 기쁨이나 즐거움과 같은 정적 감정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넷째, 자신감을 느끼게 한다. 많은 사람이 잘할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취미 활동을 포기한다. 하지만 취미 활동을 하면서 기술을 연마하고 발전을 이루어가면 계속하려는 동기가 더 많이 생긴다. 연구에 따르면 열정을 추구하는 것은 자부심을 느끼게 해 목적의식을 향상하고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한다. 취미 활동을 하면서 기량을 증가하려면 경쟁적 관계가 아닌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동호인 모임 등에 참가하는 게 좋다. 같은 취미를 가지고 공통의 목표를 향해 일하는 사람들과 지내다 보면 활동이 더 즐거워지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영감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림 그리기와 같은 혼자서 하는 취미라도 온라인 포럼 등을 통해 다른 사람으로부터 건설적인 비평과 찬사를 얻을 수 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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