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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환규 Nov 01. 2023

직장에서도 유령정체를 경험할 수 있다

‘유령 정체’라는 말이 있다. 뚜렷한 원인 없이도 차량정체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뚜렷한 실체 없이 생기는 이런 정체들이 마치 눈으로 볼 수 없는 유령과 같다고 해 유령 정체라고 부른다. 이런 현상을 연구한 학자들은 연구와 실험을 통해 유령 정체가 과밀한 구간 안에서 선행 차량의 제동이 후속 차들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앞서가던 차가 급정거나 끼어들기를 하는 경우 뒤따르던 차들이 충돌을 피하고자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이고 안전거리가 확보되면 다시 가속하게 된다. 이때 개인마다 상황을 인지하고 반응하여 실제로 차량이 감속하거나 가속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달라서 뒤쪽으로 갈수록 이러한 지체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도로를 달리는 운전자의 단순한 행동이 도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령정체는 고속도로에서 자주 경험할 수 있다. 교통사고나 고장 차량 등 눈에 보이는 문제로 인해 정체될 때에는 이해가 되지만 별다른 사고가 없음에도 차가 막히면 답답하기만 하다. 내비게이션에서 도착 예정 시간이 점점 늦어지는 것을 보면서 약속 시각에 늦을까 초조해하는 경우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무거운 화물을 가득 실은 화물차를 제외하고는 차의 성능 부족으로 다른 차의 흐름을 방해하는 경우는 없다. 배기량이 가장 적은 승용차라도 시속 100㎞를 넘기는 것은 쉬운 일이라 차의 성능으로 인한 정체는 없다고 봐야 한다. 

    

별다른 이유 없이 도로가 막히는 경우는 두 가지 정도이다. 먼저 운전이 서툰 사람이 앞에서 주행하는 경우이다. 운전이 서툰 사람은 하위 차선에서 주행해야 하지만, 사람의 심리가 누구나 비슷해 화물차 뒤를 따라가는 것을 꺼린다. 이런 이유로 1차선에서 조심스럽게 운전하면서 다른 운전자의 주행을 방해하는 사람 대부분이 초보 운전자에 속할 가능성이 크다. 초보 운전자의 이런 태도는 다른 운전자의 분노를 사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할머니 운전자의 뒤를 따르던 운전자가 할머니의 답답한 운전에 분노해 총을 쏴 죽게 한 일도 있다. 

    

다음은 운전에 집중하지 않고 한눈을 파는 경우이다. 가끔 비싸고 성능 좋은 차가 고장 난 차처럼 천천히 움직이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 차를 추월하면서 운전사를 힐끗 보게 되면 휴대전화를 보거나 통화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그다음이 같이 탄 사람과 대화하는 경우이다. 물론 이런 고성능의 차를 모는 초보 운전자도 있기는 하지만 첫 번째 사례에서 설명했기에 생략한다. 이렇게 운전을 해야 하는 본인도 사정이 있겠지만 휴게소에서 통화하는 등 다른 운전자를 배려하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도로에서와 같은 정체는 직장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발생한다. 얼마 전에 냉동 피자를 만드는 공장을 방문했다. 피자 생산설비를 둘러보면서 피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피자의 가장자리에 치즈를 넣는 치즈크러스트 피자를 만들고 있었는데, 두 사람이 손으로 치즈를 넣고 가장자리를 말고 있었다. 이로 인해 치즈크러스트 피자 생산량은 작업자 두 사람의 상태에 따라 일하는 속도가 달라져 주문이 밀려도 생산량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말을 공장 관계자에게서 들었다.  

   

사무실에서도 업무 정체가 발생한다. 직장의 모든 일을 혼자서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업무에 동료의 영향을 받는다. 같은 부서의 동료뿐 아니라 관련 부서의 영향도 받는다. A가 관련 업무를 마무리하고 B에게 넘기고, B는 자신의 자료를 추가해 C에게 넘겨야 한다고 하자. 이때 담당자 B의 업무 능력이 A와 C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거나, B가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 B의 책상에는 처리해야 할 업무가 쌓이고 C는 B로부터 업무를 받지 못해 처리해야 할 업무가 없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쉬어야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없애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업무 능력 향상’이다. 아무리 사소한 업무라도 담당자의 능력이 떨어지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다른 하나는 ‘업무에 대한 전념’이다. 업무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면 업무 능력이 부족한 사람과 같은 결과를 만든다. 방송에서 문제 회사의 사례를 보면 담당자의 업무 능력 부족 혹은 부주의한 업무 처리가 원인인 경우가 많으므로 담당자는 자신의 업무 능력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해 노력하고,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회사의 업무는 조직원 모두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업무의 효율성을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신체 중 한 기관이라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신체 전체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처럼 조직원 모두는 자신의 업무 태도가 동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매 순간 자신의 업무 태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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