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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환규 May 17. 2024

심리테크의 시작은 스트레스 예방

앞에서 충동적인 의사결정을 할 때 기다리는 것은 추위나 모기뿐이라고 설명했다. 직장인 중에는 ‘그때 그런 결정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혹은 ‘그런 말만 하지 않았어도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 텐데.’라고 후회하는 사람도 많다. 이렇게 후회하는 결과에는 충동적인 결정이, 충동적인 결정은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트레스에 항상 노출되고 있는 직장인도 스트레스의 실체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가 일상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스트레스는 평생 함께해야 하는 반려동물과 같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한 것처럼 스트레스로 인한 비용은 예상보다 큰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어쩌면 평생 회복되지 않을 수 있는 상처를 받거나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직장인이 예상하는 정도 이상으로 스트레스는 직장인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직장인이 퇴직 후의 삶을 설계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돈’이다. 여유롭고 편안한 노후를 즐기기 위해서는 돈도 모아야 한다. 문제는 돈을 모으지 못하게 만드는 것 또한 ‘스트레스’라는 것이다. 직장인이 주식투자를 할 때 장기 투자를 권유하는 전문가가 많다. ‘여윳돈으로 우량주를 사서 잊고 살다 보면 예방보다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라고 전문가들이 강조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얼마를 벌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자신의 선택에 대해 의심을 하게 되면서 자신도 주변 사람과 같은 패턴으로 주식거래를 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결정을 하게 된 원인도 결국은 ‘주변 사람에 뒤처지면 안 된다’라는 압박감으로 인한 충동적인 결정 때문인 것이다.     


1) 산업의 발전에 따라 스트레스의 원인도 변화한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조선 시대의 직업에 따른 사회계급으로 직업의 귀천은 선비, 농부, 장인 그리고 상인 등의 순이었다. 직업의 귀천이 사라진 지금도 어렵고 험한 일을 하는 현장보다는 사무직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이 고객을 만나 세일즈를 해야 하고, 고객의 불만을 처리해야 하는 직업보다 선호도가 높은 것도 현실이다.     


직업 선호도가 갈리는 원인에는 스트레스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한여름 밖에서 일하는 직장인보다 시원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인이 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 강도는 낮다. 한겨울에도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작업환경이 거친 직업일수록 스트레스 강도는 그렇지 않은 직업에 비해 높고, 취업희망자로부터 외면받는 직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스트레스는 공장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난다.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사람은 기계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일에 집중해야 한다. 한눈을 팔게 되면 생산에 문제가 일어나거나 다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하다. 반면, 공장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은 한눈을 팔더라도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업무 시간에 농담도 하고, 화장실에 다녀오고 커피를 마시는 등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다. 생산 라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업 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 강노가 낮은 것이다.     


이처럼 2차 산업까지는 스트레스라고 하면 작업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주요 관심사였다. 하지만 산업이 발달하면서 직장인이 경험하는 스트레스는 작업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사람과의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로 대상이 변화되기 시작했다. 농사를 짓는 사람은 해가 필요할 때 해가 나고, 비가 와야 할 때 비가 오면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별로 없다. 열심히 일한 만큼 결실을 보기 때문이다.    

  

이런 산업의 특성은 3차 산업이 시작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서비스나 지식 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은 환경 변화에 민감할 필요가 없다. 그저 출퇴근이 불편하다 정도이지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는다. 반면, 사람에 의한 스트레스의 빈도와 강도는 훨씬 늘고 커졌다. 출근하면서 상사와 동료의 눈치를 보기 시작해 퇴근할 때까지 이런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 특히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사람은 고객의 눈치까지 살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는 배가 늘었다. 이런 사람 중에 회사를 그만두고 농촌이나 어촌으로 떠나는 사람도 사람 때문에 발생하는 피곤함에서 벗어나려는 목적이 크다.     


이런 환경의 변화로 인해 스트레스에 대한 정의도 바뀌고 있다. 스트레스란 개념이 처음 생겼을 때의 스트레스는 외부 환경에 의한 신체적 요인이 주요 관심사였다. 불안정한 날씨나 자연재해, 장시간 노동이나 작업장의 안전 문제, 생산목표 등이 주요 스트레스의 원인이었다.      


산업 혁명은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일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기계가 사람의 노동을 대신하면서 업무 관련 스트레스, 직장 내 압박, 장시간 노동 등이 새로운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떠올랐다. 이 당시부터 스트레스는 신체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과도 깊은 연관성을 갖기 시작했다.     


20세기에 들어서부터 스트레스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1936년 헝가리 내분비학자였던 한스 셀리(Hams Sely) 박사는 스트레스를 ‘어떤 형태의 요구든지 신체가 가지고 있는 균형 상태를 교란하려는 모든 요소’라고 정의했다. 이 시기에 스트레스는 심리학, 의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스트레스가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인식되고 있다. 현대 사회의 복잡함, 정보의 과부하, 빠른 생활 속도 등은 다양한 스트레스 원인을 제공한다. 따라서 직장인은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스트레스의 원인과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2) 스트레스 관리가 재테크이다     


직장인의 ‘열받아’라는 말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뜻과 같다. 열받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열받을 때 했던 행동의 결과는 항상 부정적이다. 자동차 시동을 켜는 순간 엔진이 움직이면서 열이 나기 시작한다. 이때 온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차가 과열되면서 엔진에 불이 나는 등 차 운행이 어려워진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사람도 차와 마찬가지로 열을 적절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만약 상대의 말이나 행동으로 인해 화가 나면 겉으로 드러나게 반응하는 사람도 있지만, 속으로 화를 삭이는 사람도 있다. 겉으로 드러내든 그렇지 않든 열을 받았다고 인식하는 순간 몸은 이미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거나 받고 있다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가 몸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스트레스를 만병의 원인이라고도 한다. 스트레스가 다양한 질병의 원인으로 여겨지는 주된 이유는 그것이 우리 몸의 여러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몇 가지 중요한 생리학적 반응을 통해 스트레스의 부정적인 영향을 이해할 수 있다.     


첫째, 호르몬 변화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몸은 '싸우거나 도망치기' 반응을 활성화하기 위해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과 같은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런 종류의 호르몬들은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고, 혈압을 높이며, 에너지를 방출하도록 준비한다. 이러한 호르몬 변화가 장기간에 걸쳐 반복되면 심장 질환, 고혈압, 당뇨병 같은 질병의 위험을 높이게 된다.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들은 단기적으로는 생존을 위한 긴급 대응 체계의 일부로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둘째, 면역 시스템의 변화이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면역체계의 기능을 약화해 감염과 질병에 대한 몸의 저항력을 줄인다. 이는 빈번한 감기, 감염의 증가, 심지어는 일부 자가면역 질환의 발달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소화 시스템의 약화이다. 스트레스는 소화 시스템의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는 위산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변비나 설사와 같은 소화 관련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장기간에 걸친 스트레스는 식욕 변화, 비만 또는 식욕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넷째,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는 불안, 우울증, 그리고 정서적 불안정을 포함한 다양한 정신 건강 문제의 주요 원인이다. 스트레스가 장기간 이어지면 뇌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며, 기억력 감소, 집중력 저하, 그리고 우울증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다섯째, 신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불면증을 포함한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목, 어깨, 등 등의 근육 긴장을 높여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스트레스를 받으면 식욕 변화를 일으켜 체중 증가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스트레스로 인한 과식은 비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스트레스 관리는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직장인이 스트레스에 대한 지식을 쌓고 민감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는 스트레스가 업무 성과나 대인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직무 스트레스는 앞에서 설명한 건강 외에도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친다.     


① 업무 성과 저하

직무 스트레스는 집중력과 생산성을 떨어뜨리며, 이는 업무의 질과 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② 대인관계 문제

스트레스는 직장인의 대인 관계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동료들과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③ 직장 이직 또는 퇴직

높은 수준의 직무 스트레스는 조직원의 이직이나 퇴직을 유발할 수 있다.     

④ 직장 내 사고

스트레스로 인해 집중력이 저하되면 직장 내에서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위험도가 높은 작업 현장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한 집중력 저하가 안전사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⑤ 의료비 증가

신체적, 정신적 건강 문제로 인해 의료비 사용이 증가할 수 있다.      

이처럼 스트레스는 직장인의 일상에 다양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직장인의 연봉에는 스트레스 비용도 포함되어 있다. 최저 임금을 받으면서 스트레스도 높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은 수시로 다른 직업을 찾는다. 스트레스로 인한 보이지 않은 비용을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계속 강조하지만, 직장인의 수입은 정해져 있다. 반면, 지출은 정해져 있지 않다. 스트레스가 높은 사람은 중독에 빠지기 쉽다. 쇼핑 중독이나 약물 중독 등에 빠지면 몸과 마음을 다치는 것은 물론 재정적으로도 손해가 막심하다. 따라서 직장인의 스트레스 관리는 재테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직장인에게 스트레스 관리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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