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글들
1.
꼬마 이름은 민주. 이제 세돐 아주 귀여운 아이입니다.
민주는 보통이 아니랍니다.
또래들은 울음으로 의사표시 하지만,
민주는 설득시키려는 노력을 하는 아이었어요.
서툰 말과 눈빛, 그리고 표정으로도.
한편 민주 엄마인 저는 딸을 똑똑하고 당차게 키울 만큼 사려깊다고 착각하는 버릇이 있었지요.
하나는 구두쇠고, 뭐든 움직이는 걸 아주 싫어 했지요.
그런 엄마 덕에 민주는 과자맛을 모릅니다.
집에서 과자를 먹어 본 적이 없기 때문에요.
물론, 그런 민주에게도 좋아하는 음식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오징어였습니다.
특히 오징어를 물에 살짝 데쳐내서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숙회를 좋아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기저귀 차고있는 여자아이가 오징어 숙회를 먹는 장면이라니.
2.
2년이 지났습니다.
민주는 세 살이 되었고 제법 말을 잘하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어느날, 민주는 요구합니다.
"엄마, 민주는 오늘 오징어 머꼬 시퍼요... 오징어 반찬해주세요."
시장에 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 옵니다. 언제가서 사 언제 그걸 삶아 준담.
잔 머리가 굴러 갑니다.
"민주야, 엄마 바빠서 안돼...오징어 담에 먹자.."
하지만 민주는 지지 않습니다..
"엄마, 엄마는 오늘 저녁에 할일이 없다 했자나요."
저도 지지 않습니다.
"민주야, 집에도 오징어 있어.. 엄마가 해줄게."
3.
저는 달걀을 깨 기름이 둘러진 후라이 팬에 올립니다.
노릇하게 잘 익은 그 것을 조리용 가위로 자릅니다. 오징어 모양으로.
"민주, 자..오징어 달걀이야."
민주가 말합니다.
"엄마. 맛있어. 달걀 오징어."
나는 스스로 대견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아, 창의적인 발상이라니.
그런데, 민주가 묻습니다.
"엄마, 이것도 오징어야?"
민주가 가리킨 것은 김, 새카만 김이었습니다.
나는 김을 오징어 모양으로 오리고 있었습니다.
이후 나는 이빨이 돋아난 민주를 위해
단무지, 소세지, 오뎅...
민주를 위해 그것들을 오징어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마치 조각가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4.
50년이 지나 그 얘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도무지 조금도 기억못합니다.
오징어 숙회, 김, 단무지, 소세지, 오뎅...
그저 이제는 씹을 수도 없고, 씹어도 맛을 모르는 것들.
그저 눈을 감아 기억을 살려 보려 합니다.
그리고 듣습니다.
엄마, 그 민주가 나야.
우는 여인을 보니 뭔가 슬픈 일이 있나 봅니다. 끝.
(1998. 7.23일에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