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과열될 때, 나를 다시 돌려놓는 방법

외향의 여유는 내향의 여유에서.

by 잭과 콩나무

감정이 과열될 때 나는 늘 감정을 밀어내려 했다. 흔들리는 내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명언을 찾아 읽고, 본질적인 나는 이렇지 않다고 스스로를 세뇌하듯 다독였다. 마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외부에서 물을 퍼붓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이 방식이 정답과 조금 멀어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멋진 문장들로 나를 설득해도, 결국 깊숙한 곳의 문제는 그대로였다.


얼마 전에도 큰 감정의 파도를 마주했다. 사소한 말에도 예민해졌고, 타인의 이야기가 잘 들리지 않았다. 내 얘기를 더 하고 싶고, 내 감정이 우선되는 느낌. 흔들리고, 힘들고, 답답했다. 잔잔해지기 위해 글을 써보기도 하고, 해결책을 찾으려고 AI에게 묻기도 했다.

‘이게 맞다, 저게 맞다’

‘나라는 사람은 이런 방향이다, 저런 방향이다’

끊임없이 나를 정의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더 지쳤다.


되돌아보니, 내가 다시 회복할 수 있었던 건 거창한 해결책이 아니었다. 충분한 수면,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이었다. 좋아하는 잔잔한 유튜브를 보며 학을 접는 것처럼 아주 단순한 것들.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내 공간과 내 리듬.


예전에 “외향의 여유는 내향의 여유에서 비롯된다”라는 글을 쓴 적 있다.

외향에서의 여유가 사라졌다고 해서, 겉으로 보이는 여유만 억지로 끌어올리려고 하면 더 무너진다. 다시 본질적인 내면으로 돌아가 내향의 여유를 회복해야 외향의 여유도 조금씩 돌아온다.


지금 내가 느끼는 것도 똑같다.

타인의 감정을 가져오지 않기

여유를 갖기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까에 관하여 무뎌지는 것'

이런 것들은 어쩌면 거창한 태도 변화가 아니라, 그냥 잘 자고, 혼자 쉬는 시간을 확보하는 데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결과물인지도 모른다.


결국, 적어도 나에게는 혼자만의 시간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 시간은 나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가장 단순하고도 확실한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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