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짓수는 골병드는 운동??
주짓수는 왜 이렇게 입문하기가 힘들까??
주짓수는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국내 많은 연예인부터 '메타'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할리우드 배우 톰 하디 등이 주짓수를 즐겨하는 모습을 SNS에 업로드하며 그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주짓수가 마니아들을 위한 운동으로 인식되고 있다. 주짓수에 호기심은 생기지만 막상 입문하려니 두려움이 생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유튜브, SNS에 올라오는 주짓수 영상을 보면 야수 같은 주짓수 선수들이 상대방의 팔을 꺾고 목을 조르려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모습뿐이다. 간혹 해외 숏폼 영상에서 여성이 남성에게 공격당하는데 주짓수로 멋지게 제압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이럴 땐 '와 너무 멋있다.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곧 다음 영상들에 정신을 뺏기다 보면 금세 잊어버린다.
여러분은 주짓수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나는 가끔 주변 지인들을 만나면 물어본다. 그러면 항상 단골처럼 나오는 문장들이 있다.
"음... 좀 위험한 운동??"
"재밌어 보이지만 나는 골병들까 봐 못해"
"나처럼 운동신경 없는 사람들은 하기 힘든 운동"
등이다. 주짓수가 정말 위험한 운동일까? 골병드는 운동일까?? 운동신경이 좋은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운동일까?? 주짓수가 이러한 인식으로 자리 잡힌 게 나는 너무나 안타깝다. 그래서 몇 년간 유튜브와 SNS를 통해 잘 못된 주짓수문화와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 왔다. 덕분에 공감해 주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인식이 조금은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주짓수가 이렇게 위험한 운동으로 인식되어 온 것에는 기존 지도자들의 잘 못이 크다. 주짓수는 분명 상대 팔을 꺾고 목을 조르는 등 위험한 기술을 익히는 무술이다. 그리고 매일같이 스파링을 통해서 실력을 검증한다. 이렇게만 보면 분명 '부상위험'이라는 딱지를 붙일만하다. 그러나 한 번의 사고로 사망에 이르게 만들 수도 있는 자동차도 인간의 실생활에 엄청난 편의성을 가져다준 것처럼 주짓수 또한 제대로 된 교육과 체계를 만들면 인간의 삶의 엄청난 이로움을 가져다준다.
나는 현재 대부분의 주짓수 체육관에서 입관 첫날 또는 기본기도 없이 진행하는 스파링을 강하게 비난해 왔다. 이것은 마치 운전면허도 없는 사람에게 차키를 주며 서울에서 부산까지 알아서 운전해서 가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리곤 말한다. "서로 배려하면서 살살하세요" 이 말은 책임을 학생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나는 분명 배려하면서 살살하라고 했는데 네가 배려 없이 세게 했으니 너의 잘 못이다라고 말할 탈출구를 만들어 놓는 것이다. 과연 살살하란다고 살살이 될까?? 운전면허가 없는 사람에게 안전하게 운전하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고 수영을 못 하는 사람을 물에 빠트려놓고 살고 싶으면 헤엄치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제 막 주짓수에 입문한 사람이 가진 유일한 무기가 뭘까? 바로 힘이다. 유일하게 가진 무기가 힘인데 힘 빼고 살살하라고 하면 무엇으로 싸우라는 말인가. 주짓수를 어느 정도 수련한 사람도 힘 빼고 스파링 하는 게 쉽지 않은데 첫 입문한 사람에게 그 어려운 걸 시킨다고?!
나는 적어도 3개월은 주짓수의 기본기를 배우고, 스파링 교육을 듣고 스파링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지금 내 체육관은 그렇게 제자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럼 주짓수의 기본기가 뭘까?? 주짓수의 필수 포지션인 마운트, 가드, 사이드 마운트, 백 마운트에서의 컨트롤, 이스케이프, 서브미션(공격), 디펜스를 배우는 것이다. 다시 운전으로 비유하자면 시동은 어떻게 거는지, 기어 변속은 어떻게 하는지, 핸들 조향은 어떻게 하는지 등 자동차의 가장 기본 조작법을 먼저 익히는 것이다. 그 후에 스파링 교육을 진행한다. 팔을 꺾을 때는 어느 지점에서 멈춰줘야 하는지, 상대를 압박할 때는 어느 각도를 조심해야 하는지, 상대가 탭을 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배우는 것이다. 이 과정 동안에는 지도자가 파트너가 되어 스파링을 잡아주어야 한다운전연수 강사가 옆에 앉아 도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들에 대해 대처방법을 알려주는 것과 같다. 나는 실제로 이렇게 한 명 한 명 다 지도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체육관 회비는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지 않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주짓수를 익히면 비로소 '부상위험'이라는 딱지를 붙이지 않을 수 있다. 물론 몸으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전혀 안 다친다고 말하진 않는다. 전혀 다칠 것 같지 않은 배드민턴도 발목을 접질리고 요가도 과신전으로 인한 부상을 입는다. 그러나 적어도 지도자라면 제자들이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블랙벨트가 되려면 일단 그 분야의 화이트벨트가 되어야한다"
-히론 그레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