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식
- 월식
무엇을 그토록 생각하고 있습니까?
검은 그림자가 그대의 가슴을 어둡게 흐리도록
한 방울
두 방울
그대의 눈물에 가슴은 여위어가고
아픈 고뇌가 그대를 좀먹어
이제는
희망마저 사라지려는군요.
가벼운 한숨소리가 공중에 흩어질 때
약하던 빛마저 날아가 버리고
짙어오는 고뇌가 그대를 짓눌러
그대는 저항도 없이
그처럼
스러지고 마는지요.
캄캄한 암흑 속에
방향 없이 서성이며
고통을 이기려 몸부림치는 그대는
버림받은 어린양인가요.
슬픔에 가득 찬 그대의 모습은
검게 타버리고 말았군요.
그렇다면
저 구석에 조금 피어난
빛나는 얼굴은 무엇인가요.
그렇군요.
봄이 오고 있군요.
춥고 어두운 겨울이 지나고
그대는 새싹처럼 고통을 뚫고 일어나
한 아름씩
빛을 심고 있는 거지요.
검은 그림자는
그대를 비껴가고
그대의 고뇌는 거름이 되어
아름다운 꽃으로
활짝
피어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