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 마음속 과수원 38

월식

by 주단

- 월식


무엇을 그토록 생각하고 있습니까?

검은 그림자가 그대의 가슴을 어둡게 흐리도록


한 방울

두 방울

그대의 눈물에 가슴은 여위어가고


아픈 고뇌가 그대를 좀먹어

이제는

희망마저 사라지려는군요.


가벼운 한숨소리가 공중에 흩어질 때

약하던 빛마저 날아가 버리고

짙어오는 고뇌가 그대를 짓눌러


그대는 저항도 없이

그처럼

스러지고 마는지요.


캄캄한 암흑 속에

방향 없이 서성이며

고통을 이기려 몸부림치는 그대는

버림받은 어린양인가요.


슬픔에 가득 찬 그대의 모습은

검게 타버리고 말았군요.


그렇다면

저 구석에 조금 피어난

빛나는 얼굴은 무엇인가요.


그렇군요.

봄이 오고 있군요.

춥고 어두운 겨울이 지나고


그대는 새싹처럼 고통을 뚫고 일어나

한 아름씩

빛을 심고 있는 거지요.


검은 그림자는

그대를 비껴가고


그대의 고뇌는 거름이 되어

아름다운 꽃으로

활짝

피어나는군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창작물들에 애도를 표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