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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가다 Sep 14. 2021

나는 왜 글을 쓰는가...

글을 쓰는 나만의 충분한 이유

블로그에 글을 쓴 지 일 년...


일기에 펜으로 글을 쓰던 나는 자판을 두드리며 온라인상에 글을 저장하기 시작했다. 혼자만을 위한 글을 쓰던 내가 모든 이들에게 글을 공개하고 조금씩 나를 보여주었다. 성별과 나이 그리고 거주하는 지역과 가족에 관련된 작은 사항들도 숨기던 내가 조금씩 문을 열고 얘기하기 시작했다.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중년에 들어선 아줌마인 것도, 언제든 달려갈 수 있는 바다가 가까운 부산에 살고 있다는 것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딸과 아들이 있어 이런저런 대화를 주고받고 있는 것도 글 속에 드러나야 솔직한 글이 된다. 그렇다고 시시콜콜 세세한 집안 이야기까지 나타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겪고 있는 일들과 마음의 변화들을 솔직하게 글로 표현하면서 다른 이들과 이해관계를 누릴 수 있었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글보다는 따뜻하게 풀어내는 글이 더 편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글을 다. 내가 가진 것 이상의 어려운 글을 쓰거나 분량 이상의 긴 글을 쓰려할 때는 심적인 눌림으로 글쓰기를 지속할 수가 없다. 딱 나의 분량과 역량의 글을 썼을 때 독자들에게 좋은 피드백을 얻을 수 있었다.


중년 아줌마의 솔직한 글에도 용기를 얻거나 격려를 입는 독자들도 많았다. 실제로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가족들의 따뜻한 이야기들을 주제로 글을 썼을 때 글의 조회 수가 제일 많았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하와이 여행을 떠나서 겪었던 황당한 이야기들에는 3만 조회를 기록했다. 그 외에도 며느리와 엄마로서 겪은 일들을 주제로 사용했을 때에 많은 이들이 글을 읽어주었다.


일 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내게는 블로그에 350여 개의 글과 브런치에 46개의 글이 쌓여있다. 그리고 전자책으로 출간된 세 권의 책에 내 이름이 새겨져 있다. 1년간 바쁘고도 부지런한 행보였다.

그렇게 글을 쓰던 1년의 시간은 내게 많은 것들을 남겨주었다. SNS에서 만난 글벗들은 격려하며 글을 지속해서 쓸 수 있게 서로 돕는 조력자들이 되었다. 그들을 통해 배움을 입고 도전과 감동을 얻을 때가 수없이 많다. 그들과 계속해서 함께 글을 쓰며 글방을 왕래하고 싶다.


‘Jina 가다’라는 온라인상의 이름과 존재감을 얻게 되었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따뜻하고 성실한 아줌마의 모습으로 이웃들에게 남겨진 나의 모습이 마음에 든다. 놀라운 정보들과 뛰어난 글을 나눠줄 수는 없을지라도 일상에서 감사를 찾는 모습과 중년을 잘 헤쳐가는 모습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그것으로 감사하다. 나의 이름을 기억하며 글쓰기와 책 읽기를 따라서 시도해 보는 이들의 소식이 즐겁기만 하다.


1년 동안 짧거나 긴 글을 올리면서 글을 쓰는 즐거움과 자신감을 얻었다. 때로는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수정하면서 스스로 부끄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하루 한 개의 글을 블로그에 올려왔던 나는 1년 전보다 더 멋진 글과 감상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발전해 온 나 자신을 보며 1년 후의 또 다른 나를 꿈꾸게 된다.


이러한 꿈은... 글을 계속적으로 써야 할 나만의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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