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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롬 Apr 02. 2024

나도 상처받았어

인생을 살면서 옵션처럼 주어지는 게 있다.

바로 상처..!


누구나 상처를 받고 그 상처를 계속 되뇌면서 자기 연민을 잃지 않는다. 


오랜만에 가족이 모였다. 

이번에도 이야기의 주제는 과거 그 일들이다. 

가족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꼭 타임머신이 작동한다. 


10년 전...

20년 전... 

30년 전... 


수십 번 했던 이야기지만 매번 새롭다.  

화자는 마치 처음 하는 이야기인 양 신이 나서 떠는다. 

청중들은 마치 처음 듣는 이야기인 양 신이 나서 맞장구를 친다. 

매번 같은 이야기에 같은 반응으로 새로움을 표현하다. 


그러다 갑자기 언성이 높아지고 누군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나 그때 상처받았어..."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은 


"나도 상처받았어..." 


누구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인생은 옵션처럼 상처를 달고 다닌다. 

그 상처를 드러내서 표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혼자 삭히는 이들도 있다. 


표현의 방법이야 자신의 선택이지만은

자신이 가진 상처의 깊이를 보여주느라 

남의 상처의 깊이는 전혀 보지를 않는다. 

자신만 깊다고 생각해버리고 만다.


가끔 외치고 싶다. 

나도 상처받았으니 좀... 닥쳐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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